시네필 다이어리 - 철학자와 영화의 만남 시네필 다이어리 1
정여울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쓸모없음"이 매력적으로 보여 사랑하게 되었다는 그녀의 인문학 사랑. 그녀는 인문학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누군가와 친구가 되는 길,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붙들어 내 곁에 머물게 하는 일,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데 유용했던 인문학은 이렇게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학문이었다. 그녀의 말을 들으니 인문학은 인성교육의 거름 같이 들렸다.

좋아하는 것에서 좋은 점을 찾아내는 점. 나는 책을 읽으며 저자의 장점을 하나 발견해 낸다. 그녀는 영화와 철학자를 연계했는데, 어려운 이름의 철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나는 그녀의 영화 해석에 더 눈길이 갔다. 나 역시 좋아하는 것의 좋은 점을 찾는 눈을 가진 것일까.

참으로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들었던 [색,계]는 롤랑 바르트와 이어져 자신도 모르게 쏘아버린 남녀의 진심을 참으로 안타깝게 해석하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경계심 많은 남자와 세상에서 가장 예민한 여자가 만나 단 한사람의 존재만으로도 휘청거려지다니.....

[굿 윌 헌팅],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시간을 달리는 소녀], [순수의 시대], [원령공주], [뷰티풀마인드] 등등 평소 좋아하던 영화/애니메이션들에 대한 해석을 읽는 시간도 즐거운 시간이 되어 주었지만 [색,계]와 마찬가지로 [쇼생크 탈출] 또한 영화를 다시 되돌려 보게 만들만큼 인상적인 글남김이었다. 누군가의 글로 인해 예전에 봤던 영화가 그리워지는 것. 저자의 글의 힘은 이토록 강했다.

쇼생크 탈출은 영화를 볼때부터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는데 감옥에서조차 자신이 주인이 되는 길을 찾은 한 남자의 탈출담은 오늘날 24시간에 갇혀 사는 우리들에게 자신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일의 중요성을 깨닫게 만들어준 영화였다.

영화엔 삶이 담겨 있고, 누군가의 글엔 그리움이 담겨있고, 세상엔 감동받을 일들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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