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 이야기 - 별난 사람들의 별나지 않은
세바퀴팀 지음 / 우린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모든 것이 다 빠져 나가고 판도라의 상자에 남은 것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었다. 

[ 그 집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게 떠올려 진 것도 판도라의 상자였다. 우리는 흔히 코미디언들에게 웃음이 넘쳐나서 그들이 우리에게 그 웃음을 나눠준다고 착각하며 산다. 그들도 사람이고 상을 당했거나 배신으로 슬플때도 직업상 무대 위에서 웃어야 하는 그들을 보고. 

직업병. 직업의 비애는 이렇게 다른 차원으로 승화되어 우리에게 전해진 것을 우리는 그간 모르고 살아왔었다. 찰리 채플린이 흑백 속에서 그렇게 웃기게 행동하면서도 얼굴은 묘하게 눈물이 그렁그렁한 것 같은 모습일 때도 있음을 막 눈치챈 것처럼. 

 음을 주고 웃게 만드는 사람들. 그 유쾌한 사람들의 속에서 가난과 고단함, 말 못할 슬픔이 썩다 못해 고름으로 짜내어지고 나면 비로소 남겨지는 것이 웃음이라는 것을...그래서 그들의 웃음이 우리를 웃게 만든다는 것을 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서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려하게 별나게 살아가는 그들의 삶이 마냥 부럽지만은 않은 순간이었다. 

성장소설이나 가족의 이야기만이 감동을 전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오늘이, 어제가, 그리고 내일이 우리에게 힘이 되는 까닭은 모든 기쁘고 슬픈 가족의 이야기가 우리와 닮아 있기 때문이었다. 

빚쟁이들에게 시달리며 지하 단칸방에 살았던 조권, 열심히 앞만보고 살다보니 가족 구성원에서 밀려 있었다는 조혜련, 마일리지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이경실, 가난의 청산을 위해 욕먹는 삶을 선택했던 김구라, 멋진 줄 알고 퇴학을 선택했던 말썽꾸러기에서 가족을 챙길 줄 아는 든든한 아들로 거듭난 김태현 등등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 이웃들의 삶과 다르지 않아 오히려 마음을 움직인다. 

장수 웃음 프로그램 세바퀴. 채널만 돌리면 여기저기서 재방송을 해대는 통에 어느날엔 온종일 세바퀴만 보다가 하루를 마감하게도 만드는 희안한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이 주는 웃음 뒤에는 감동과 진심이 숨어 있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우리는 계속 사랑할 수 밖에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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