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장 사건
아유카와 데쓰야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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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특별상 수상작은 아유카와 데쓰야의 [리라장 사건]이었다. 1919년생인 작가는 이미 고인이 되고 없지만 그는 에도가와 란포, 요코미조 세이시와 더불어 트리플 추리소설 작가였으니 그들을 두고 세상은 "본격추리소설의 신"이라는 이름을 붙여 불렀다. 

에도가와 란포와 요코미조 세이시에 비해 이름이 덜 알려져 낯설은 그는 하지만 다른 추리 소설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그 이름이 간간히 회자되기도 했는데, 그래서인지 처음 듣는 이름은 아니었다. 83세로 타계할때까지 작가로 살았으나 그의 작법 스타일은 다작은 아니었는지 그리 많은 작품명이 보이진 않았다. 

[검은 트렁크],[검은 백조],[증오의 화석],[사람들은 그것을 정사라 부른다] 등등의 제목만이 눈에 띄인다. 평생 본격 추리소설만 쓴 그의 작품치고는 좀 적은 편수가 아닌가 싶어졌다. 하지만 그는 후학들을 위해 길을 열어준 좋은 선배로 기억되는데 자신의 이름을 건 추리소설 신인상으로 많은 인기 작가들을 배출해 냈는데 그 중에는 아리스가와 아리스도 포함되어 있었다. 

180의 키다리 만페이 영감과 160의 하나 씨가 관리하고 있는 리라장의 원 이름은 라일락 장이었다. 하지만 그 이름을 꺼려 리라장이라 불렸는데 그 곳에 8월 20일, 일곱명의 예술계 학생들이 숙박을 하게 된다. 릴리스,마키,유키타케,다치바나,살로메,아비코,데쓰코는 서로의 애증 관계로 얽혀 있지만 한 지붕 아래서 편안한 휴식을 맞게 되지만 문제는 그 다음날 발생했다.

낭떨어지에서 떨어져 죽은 스다 사치키의 시체 옆에서 발견된 학생들의 카드 스페이드 때문에 형사의 방문을 받게 된 그들은 자신들과 상관없는 일이라 여겼던 그 살인의 그림자가 자신들에게로 드리워지자 공포에 떨게 되는데, 소년탐정 김전일의 유명한 외침처럼 "범인은 이 안에 있다"라는 것은 읽는 독자도 눈치챌 수 있지만 누가 범인인지 지목해내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살인이 일어날때마다 발견되는 스페이드 카드. 그리고 살인의 원인과 트릭, 범인에 관해 오리무중이 되어가는 가운데 관리인의 아내 하나씨도 살해되고 이 모든 것을 밝혀내기 위해 외부의 탐정 호시카케 류조가 등장한다. 

아쉬운 점은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 속 탐정 긴다이치처럼 시작부터 등장해 사건을 함께 겪고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아유카와 데쓰야의 탐정 류조는 거의 끝날무렵에 등장해 사건을 줄거리 마무리하듯 풀이하곤 사라진다는 점이다. 탐정의 등장에 기대를 하고 있다가 사건이 뒤로 진행되는데도 등장하지 않던 탐정이 지칠무렵 나타나봤자 별로 반가워지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너무 늦게 등장한 탐정의 존재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오래전에 쓰여졌던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리라장 사건]은 시시하다거나 낡아 바랬다라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사건은 흥미롭고 사람들 사이의 증오는 타인을 해하는 마음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는 전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가 완전한 작품은 언제나 시의성을 빗겨가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마냥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혀졌다. 단 한가지 아쉬움, 탐정의 늦은 등장만 제외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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