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쇼퍼 - Face Shopper
정수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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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칙릿의 대표주자 작가 정수현. [압구정 다이어리],[블링블링],[셀러브리티] 등등 제목처럼 가볍기만 했던 즐거운 그녀의 소설이 [페이스 쇼퍼]에 이르러 가장 정수현스러운 소설이 완성되었다. 모든 소설이 재미있었던 소피 킨셀라 보다 더 재미난 작품이 정수현의 손에서 탄생되어지고 있다. 굳이 미국작가의 칙릿을 읽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질만큼.

가볍고 즐겁고 잇스러울 것~!!

트렌드와 세련됨으로 무장된 그녀의 기존 소설과 다를바 없어 보이지만 [페이스 쇼퍼]는 두 가지 사실에 대해 옹호도 반박도 아닌 꼬집음으로 대처하고 있다. 페이스 쇼퍼. 제목만 들으면 성형을 부추기는 듯하지만 실상 소설을 읽게되면 생각이 달라진다. 

란 성형외과 의사 정지은은 차가운 얼음마녀 같다. 하지만 그녀는 의외로 무절제한 성형을 권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철저한 원칙으로 무장되어 있다. 성형이 중독임을 환자에게 충고하는가 하면 불필요한 대수술 보다는 스스로의 매력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하여 고민 상담을 해 주는 가 하면 성형도 생각에 따라서는 환자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 의학분야라고 생각하며 자부심을 갖고 수술에 임한다. 못생긴 건 죽는다고 해서 고쳐지는 게 아니지만 살아야 고칠 수 있다고 희망을 전하면서...

이런 그녀에게도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엄마이자 유명배우 이해정에게 어릴때 버림을 받았다는 것, 레지던트 과정에서 소아과 수술중 어린 아이의 죽음을 보고 자책하게 되어 소아과를 끔찍히 싫어하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그런 그녀의 병원 옆으로 소아과과 들어서게 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곳엔 형의 죽음으로 인해 성형외과를 광적으로 싫어하는 소아과의 이한재가 있었다. 둘은 운명적으로 으르릉댈 수 밖에 없었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딱 제짝처럼 보이는 그들은 어느새 서로의 상처를 덮고 치유하며 이해하는 사이가 되어나갔다. 

그 와중에 정지은은 여배우들을 치료해나가면서 그들 사이에서 이용당하며 도마위에 오르기도 하고 인터넷 카페 상에서 악플러들의 공격을 받으며 힘든 나날을 보내기도 했지만 결국엔 모든 과정을 털어내고 자신의 사랑과 사람들을 지켜내게 된다. 이 핑크빛 스토리 안에는 지금의 세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얼마전 타블로 사건을 지켜보면서 한탄하게 만들었던 도배성 댓글들과 악플러들의 공격적 성향, 보톡스/필러/초콜릿 복근 성형/악센트 ppc등등의 눈 돌아가게 만드는 각종 성형수술법 등이 구경거리를 만들고 거기에 성인이 된 딸이 엄마와 화해하는 과정까지 담겨 크고 작은 이야깃 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성형의 유무보다는 어떻게 했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  성형의 가장 큰 부작용은 중독이라고 용감히 말하는 성형외과 전문의 정지은의 주변 이야기를 구경하며 가볍게 읽히지만 결코 적게 담기지 않은 소설의 내용 속에서 재미를 찾아내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너...그 얼굴 어디서 샀니?"라는 다소 도발적인 질문도 낯설어 보이지 않는 소설 속에 파묻혀 나는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여성들의 욕망을 채워주는 성형외과에서 이토록 재미나고 트렌디적인 이야기조각들이 살아 맞춰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전에는 알지 못했으므로......

무엇보다 작가에게 기대했던 기대치가 무한 충족된 작품이라 독자의 입장에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정수현 작가스러움에 감탄을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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