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화 - 사진으로 보고 가장 쉽게 읽는
김숙자 외 지음 / 시사일본어사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조선왕실의궤 포함 1,205책을 반환하기로 한 일본의 약속이 과연 지켜질 것인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이 일을 시발점으로 해서 그들이 강제 수탈해간 우리 조상의 작품들이 속속들이 한반도의 땅으로 되돌아오길 조상의 넋과 함께 기도해야겠다고 생각할 즈음 일본에 대해 참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광저우 아시안 게임을 보며 금메달 순위집게로 보면 우리의 바로 아랫 순위에 위치한 일본이 눈에 자꾸만 띄는데 일본은 그런 나라였다. 어느 게임이든 우리가 이기게 되어도 눈여겨 보게 되고 우리가 지게 되는 날이면 분통터지게 만드는 나라.

 

가깝고도 먼 나라라지만 언제나 겉과 속이 다른 듯 가식적으로 느껴지는 그들의 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꾸만 속는 것이 아닌가 싶어져 공부해보기로 마음 먹었는데, 2011년. 시작될 공부에 앞서 미리 그 문화에 대해 알고저 [사진으로 보고 가장 쉽게 읽는 일본 문화]를 펼쳐들었다.

 

일본 문화. 세이메이가 등장하는 헤이안 시대 외엔 관심가져본 일 없어 현재가 헤이세이 시대로 분류되고 있음을 알지 못했고, 한일 야구전만 익숙해 일본 프로축구팀이 J1과 J2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유도와 검도가 일본에서 시작된 것임은 알고 있었으나 스모의 기술이 약 70여가지나 된다는 것도 알지 못했으며 어릴적부터 일본 애니메이션과 함께 자라왔지만 그 역사가 메이지 시대까지 올라가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결국 나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들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좀 더 바르게 알고 똑똑하게 판단하기 위해 책을 더 꼼꼼히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놀라운 점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여러 섬이 늘어져 있는 모양 때문에 일본 열도라고 불리는 일본은 JAPAN 혹은 NIPPON으로 표기되는 나라로 국기인 히노마루와 국가인 기미가요는 있지만 국화가 없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던 사쿠라는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꽃일뿐 공식적으로 국화는 아니며 황족의 꽃은 국화꽃이라는 사실도 몰랐던 정보였는데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이 사쿠라를 일본 국화로 알고 있지 않을까.

 

또한 호적도 없고 성도 없으면서 여권이 발급되는 유일한 사람이 황족이라는 사실도, 그들에 의해 왕족이 사라진 우리는 모르는 일이다. 제대로 알고 바르게 알 필요가 있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예전에 비해 쉽게 가고 편히가는 일본 여행 속에서도 우리는 많은 일본의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의 일본 여행서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구경가기 좋은 거리나 지역에 익숙해지기에 앞서 먼저보고 알고가는 여행이 되도록 일본 문화에 익숙해진다면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본을 체험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이 다음부터는 여행가는 지인들에게 여행서적으로서의 일본만 찾아 헤매지말고 그 이전에 이런 일본 문화부터 공부하고 가라고 권할 생각이다.

 

특히 우리와도 러시아와도 중국과도 영토분쟁중인 일본은 중국과의 분쟁지역인 오키노토리시마를 그냥 그대로의 바위섬이 아닌 해수면이 잠기지 않도록 6000억엔으로 콘크리트화 해 놓고 분쟁을 일삼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들은 역시 만만히 봐서는 안되는 민족임에 경각심이 일었다. 일종의 큰 바위 갖고도 분쟁을 시작한 그들에게 독도는 얼마나 탐나는 지점이겠는가. 뒷골이 서늘해지는 순간이었다.

 

반면 반가운 페이지들도 있었는데, 일본의 대규모 공업지역인 태평양 벨트는 태평양 연안을 따라 발전한 공업지역으로 메이지 시대부터 형성되었으며 게이힌, 주쿄, 한신까지는 3대 공업지역, 기타 큐슈가 포함되면 4대 공업지역으로 불린다는 사실을 읽는 순간 학창시절 사회와 지리 시간에 달달 열심히 외웠던 지식들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여러 공업지역과 무역품의 이동경로등을 외우는 것이 쓸데없는 일처럼 생각되었지만 지금와서 되돌아보면 그것 역시 추억의 조각이었음을 자각하게 되어 좀 더 열심히 임하지 못했던 시간에 대한 후회가 밀려들기도 했다.

 

학창시절의 지식과 맞닿아 있던 페이지를 지나면 성인이 되어 본 영화 한편이 떠올려지게 만드는 문화도 구경할 수 있었는데, 인구 절반이 65세 이상의 고령자로 구성된 한계마을은 영화 [나라야마 부시코]를 떠올려지게 만들었다. 일본의 고려장이라 일컬어지는 부모를 버려야 하는 가족의 슬픔을 담고 있는 영화는 가족을 직접 버려야하는 악습과 시대의 고통을 함께 느끼게 만들었고 고려장과는 다른 의미이지만 고령자들만 살고 있어 이들의 사후에 마을이 없어질지도 모르는 일본의 서글픈 현실을 함께 고민하게 만들었다. 얼마전 99세의 노시인의 시를 읽고 마냥 즐거워하기만 했는데, 일본에 고령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현실이 마냥 부러워할 일만은 아님을 깨닫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우리는 일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 하면서도 자세히 알고 있지 못했으며 일본이라는 나라에 앞서 그 문화에 대한 이해없이 여행하고 평가하고 맞서려고 하고 있었던 것에 대해 반성을 하게 만들고 있다. 적을 알아야 백전백승한다는 말처럼 어쩌면 이웃같고 어쩌면 적같이 느껴지는 그들을 대할때 우리가 당당하게 맞설 수 있게 우리는 그들에 대해 좀 더 연구하고 공부해야 할 시점이 오지 않았나 싶다. 더 늦어지기 전에. 그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를 연구해왔던 것에 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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