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시내에 자신의 집을 갖는다는 것은 드문일이라고 한다. 국내나 외국이나 자신의 집을 갖는다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인가보다. 그러고보니 얼마전 노르망디에 커다란 고성을 사서 이사한 가족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그들 가족은 아주 축복받은 가족임에 틀림이 없어보인다. 그저 한 채 인 집을 장만하는 것도 등골이 휘는 일인데 하물며 성이라니....구매뿐만 아니라 유지보수까지 얼마나 많은 돈을 들여야 하는 일일지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에서 많은 숫자들이 매트릭스처럼 흘러간다.
그런 파리에서 단독주택에서 사는 가족들의 인테리어를 엿보는 일은 흥미로운 일이다. 꼭 파리라서가 아니라 누구의 집이든 겉은 똑같은 아파트일지라도 속속들이 내부는 다 다른 법이니까. 멀리 파리에서의 집구경이라고해서 그 설레임이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원래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보니 어린 시절부터 남의 집 집구경 가는 것을 즐겼던 나로서는 취미생활의 일환으로 인테리어 책을 사모으게 되는 충동을 멈출 수 없을 때가 있다. [파리에서 발견한 단독주택 인테리어]라는 긴 제목의 책을 발견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몇 장 넘겨보다가 구매하고 마는 충동. 어쩔 수 없다. 책이니까.
파리 주택의 인테리어는 깔끔하지만 예상외로 꽤 알록달록한 모습들이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절대 촌스러울 것이라는 편견을 가져서도 안된다. 매우 세련되게 꾸미면서도 자신의 취향을 양보하지 않은 그들의 똑똑한 인테리어를 이 책 속에서 발견하게 되니 말이다.
파리지앵의 인테리어는 모두 특색이 강하고 인상적이었는데 그래픽 디자이너 스테파니의 집은 핑크와 레드 천지였고, 차고를 개조해 사는 카린의 집은 깜짝 놀랄만큼 멋지다. 차고라는 설명을 먼저 읽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심장이 멎을만큼. 4년째 살고 있따는 그녀의 멋진 집이 탐나는 까닭은 인테리어 때문이었다.
세상에는 색상 하나로도 포인트를 주고 알록달록하면서도 촌스럽지 않게 집을 꾸미고 사는 인테리어의 고수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