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마디 - 조안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조안 지음 / 세종미디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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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가 아니었다.

어디서도 본 적이 없었던 신기한 삽화를 보고 동화라고 생각했던 것은 역시 착각이었다.

 

판타지 픽션도 아닌 듯 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한 장르조차 의심스럽다니...

대체 이 글의 장르는 무엇일까.

 

나는 지금 특별한 책 한 권을 앞에 두고 있다. 두께도 얇고 길이도 짧은 이야기가 얌전히 책상 위에 놓여 있지만 일단 페이지가 펼쳐지고 나면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스토리에 압도당하게 된다. 열여섯편의 이야기는 "어떻게 이런 생각들을 해 낼 수 있지?"싶을 정도로 묘하다. 그런데 그저 달콤함으로 포장되어진 것이 아니라 두 번 놀라게 만든다.

 

판타지도 동화도 아니라고 말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장 현실에서 멀리 떨어진 거리에 있으면서도 가장 현실적인 풍자로 가득차 작가의 영민함에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작가 조안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이 보이는 글들, 바로 [단 한마디] 속 열 여섯 편이다.

 

기발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책을 읽으며 그녀, 조안은 잠들기 전 베개를 베면서 어떤 상상을 하는 것일까 궁금해졌는데, 꿈 속에서조차 꾸어질 것 같지 않은 이야기들을 눈뜨고 만들었다니 믿기지 않는 일처럼 느껴진다. 책의 겉면만 보자면 아이와 읽어도 좋겠고 속으로 파고들어가면 이 이야기는 어른들을 위한 풍자적 동화여서 때로는 영특하게 때로는 귀를 반쯤닫고 읽게 만드는 소설은 재미있으면서도 따꼼스럽다.

 

애초엔 [심장을 달고 다니는 소년]에 이끌려 책을 펼쳐들었으나 읽다보니 [세 개의 혀]를 가장 마음에 두게 되었는데, 이는 "진실의 혀","마법의 혀",'독설의 혀"를 가지고 살아가게 되는 우리의 일생을 담아냈기 때문이었다. 소름끼치도록 놀라웠다. 짧은 글 속에 이 세 혀의 허와 실이 다 담길 수 있다니....조용하게만 보였던 배우 조안의 날카로운 눈이 발견되는 순간이었다.

 

반면에 "네 아이는 평생 단 한 마디밖에 하지 못할 것이다. 그 한 마디가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 수도 있고, 아이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으니.."라는 말을 천사에게 들은 엄마가 된다면 아이에게 어떤 말을 알려줘야할까. 고민하게 만든 글이 있었다. 바로 책의 제목과 동일한 [단 한 마디]였다. 평생을 아이에게 좋은 말을 가르친 글 속의 엄마는 죽는 순간까지 고민했는데,오랫동안 생각해 왔던 단 한마디를 들려주었다고 했다. 그 말이 과연 무슨 말이었을까. 궁금하기 보다는 나라면 어떤 말을 들려주었을까. 가 고민되었는데, 역시 많이 고민해도 " 사랑해요 "가 정답인 것 같았다. 

 

그 어느 순간에도 적절하게 사용될 이보다 좋은 말은 없어보였기 때문에.

 

열여섯편은 짧았다.조안의 특별한 이야기가 좀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게 되는 것은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기 때문이었다. 읽는 내내 가장 많이 눈에 띄였던 단어는 심장과 마음에 관한 단어들이었다. 이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소통, 인간과 사회 사이의 소통이 필요한 사람들을 두고 쓴 소설이라 그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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