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사 2
김진명 지음 / 대산출판사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아쉬움이 남는다. 무언가 이야기가 더 남아 있을 것 같았는데 급하게 마무리 되는 것 마냥.
2권을 읽어나가면서 중반을 넘기자 "어~어~"라는 감탄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는데, 끝나지 않을 듯 3권을 기대해야 할 듯 이야기가 허리쯤 와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보통 중반을 넘어가면 절정을 향해 치닫으면서 꼬리가 보여야 하는데 이제 허리쯤 와 있으니 스토리가 쉬이 끝날 것 같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무리지어지는데서 오는 약간의 아쉬움. 그런 것들이 책을 읽으며 남아 버렸다. 

읽고난 지금도 도박이나 바카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애초에 도박에 치중된 소설이 아니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제목은 도박사지만 도박에 관한 정보를 주는 책이 아니라 도박하는 사람들의 심리와 그들이 도박을 끊을 수 없다면 그 위에 서서 생활과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새로운 타입의 주인공이 내세워졌기 때문이리라. 보통 도박을 소재로 한 소설에서 보면 주인공은 도박과 싸움을 월등히 잘하는 신 같은 존재로 묘사된다. 하지만 [도박사]에서는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가장 이상향적인 인물 시후를 통해 그들의 삶을 희석해 놓는다. 

평교사였던 아버지가 아내와 이혼하고 미국 이민와서도 주류가 아닌 비주류로 살아가는 고생을 옆에서 봤던 어린 시후는 그래서 도박에 빠져 죽은 아버지에 대한 원망보다는 도박 자체에 대한 철학이 생겨났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그리움과 좋은 것들만 가득 채워 놓은 채. 
그런 그였기에 도박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과의 삶에서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또한 친한 친구 앨런의 죽음이 그를 자만과 방탕에 빠졌던 삶을 되돌려 놓았고 무교를 만남으로써 그 완성에 이르렀다. 그러고 보면 소설 속 주인공이지만 사람은 역시 인연법에서 벗어날 수 없나보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게 영향을 미치는 그 누군가가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삶의 질도 많이 달라질 수 있음도 통감하게 된다. 

누구든 돈을 따고 싶어한다. 하지만 누구든 욕심과의 싸움에서는 질 수 밖에 없다. 바카라에서만큼은 최고의 승부사가 없는 까닭이 바로 그 이유라고 소설을 빌어 저자는 말한다. 도박사에게 운이나 실력 따위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했던 그 말을 되새기며....

작가 김진명의 다음 소설을 기대해본다. 여전히 스피드 있게 읽게 만드는 그의 재미난 소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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