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마지막 장미
온다 리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온다 리쿠 매니아.

 

2009년 온다리쿠의 책들에 열광했던 내게 친구들이 붙여 놓은 별명이다. 누구를 만나도 그녀의 소설에 대해 이야기했고, 읽어보라고 권한 리스트에도 그녀의 책 이름들이 가득했으니까.

 

그리고 참 오래 기다렸다. 그녀의 다음 권을. [여름의 마지막 장미]라는 제목과 함께,

 

 

이 살인 사건은 진실인가, 환상인가

 

 

라는 물음을 서두에 두고 호화 호텔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주목하게 만든다. 사쿠라코와 도키미쓰 남매의 근친 스토리가 이야기의 서막을 열고,자신의 불륜을 의심하는 남편 류스케가 도착한 다음 날,사쿠라코는 시체로 발견된다. 다신이 죽었따는 것도 모를 정도로 갑작스럽게 죽고자 했던 소망 그대로.

 

 

다음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그 이전의 이야기다. 사쿠라코가 아직 살아 있을 시각. 이치코,미즈코,니카코. 사와타리 그룹의 세 자매이자 그들의 어머니이자 이모인 그녀들의 과거 소문을 파헤쳐 나가다가 사쿠라코는 호텔에서 유산했던 소문의 주인공이 이치코가 아니라 니카코 일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펴낸다. 이치코의 남편 류조와의 불륜으로 아이를 임신하고 그 사실을 안 이치코가 니카코의 유산을 자신의 것으로 소문나게 만들었다는.....그런 가설. 그리고 곧 괘종시계에 깔려 죽은 차녀 니카코가 발견된다.

 

뒤이어 밝혀지는 추악한 가설들은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기도 하고 뒤집히기도 하면서 우리를 혼돈으로 몰아넣는다. 어느 것이 사실일까. 라는 질문은 이미 답을 잃어버린지 오래되었다. 장이 변할때마다 도키미쓰,사키,류스케,아마치,사쿠라코,다쓰요시로 "나"라는 인칭의 주인공도 변하면서 시점은 묘하게 사실을 객관화하면서도 다각화해버려 우리를 헷갈리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이치코,미즈코,니카코 세 자매에 주목했다가 나중엔 미즈호,사키,사쿠라코 이 세 명에게 주목하게 되는 까닭은 이야기가 진전되면서 밝혀지는 사실들에 의거해서다.

 

 

6개의 변주로 나뉘어진 이야기 속의 모호함과 각각의 "나"가 들려주는 진실에 대한 흥미성뿐만 아니라 작가의 인터뷰까지 실린 이번호는 꽤 두껍다. 하지만 온다 리쿠의 매니아라면 분명 환영할만큼 멋진 작품임에 틀림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꼭 라쇼몽을 보고난 것과 동일한 느낌으로 마지막 장을 덮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