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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불명자 ㅣ 오리하라 이치의 ○○자 시리즈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기희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오리하라 이치에 심취한 요즘 나는 그의 새로운 작품을 하나 더 찾아냈다.
[행방불행자].
처음부터 이야기는 쉬우면서도 오리무중 상태로 진행되고 있었는데, 한 가족이 몽땅 사라지는 괴이한 일을 모티브로 하여 집요하게 그 진실이 파헤쳐지는 것이 오리하라 이치 다웠다. 게다가 그 충격적인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트릭을 너머 작가가 펼치는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면 작은 구멍에서 점점 더 큰 구멍에 다가가는 마음으로 읽게 된다.
늪.
실제로 배경이 되는 집의 근처에 늪이 존재하고 있지만 늪이라는 단어만큼 이 소설이 잘 표현된 단어를 찾아볼 수 있을까.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오이하라 이치의 화려한 트릭은 계속되는 가운데 읽다가 미로에 빠진 듯 단서를 읽어버리면 고장난 네이베이션을 가진 사람처럼 글의 한 가운데서 멈추어 버려야 했다. 오리무중. 딱 좋을 표현이었다.
사실 이야기의 스토리로 보자면 참 간단한 이야기였다. 하스다시 구로누마의 다키자와가에 4사람이 어느날 실종되었다. 요시자와 일가 4명도 사라지고...그렇다보니 살인의 추억처럼 연쇄살인내지는 연쇄실종사건처럼 보여지는 일가실종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들어가 버렸다. 또한 근처 늪을 뒤져 보았지만 늪으라는 것이 원래 삼키는 것은 있어도 뱉어내는 것은 없는지라 버뮤다 삼각지대처럼 마을의 일가는 몇년 째 실종 상태다.
요시코 81세, 류타로 55세, 미에코 48세, 나쓰미 25세 등등 사라진 다키자와 가의 실종사건은 전방에 배치해 둔 채 소설가인 주인공이 전철 속에서 여장남자에게 치한으로 몰리는 사건이 겹쳐진다. 그는 자신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여장남자에게 접근했다가 그 생활면에서 묘한 구석을 발견하게 되고 마치 스토커처럼 따라붙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그러다가 공격당하기도 하고 스토커로 몰리기도 하지만 결국 일가족 실종사건과의 교차점을 찾아내는데....
행방불명자는 참 묘한 소설이다. 그 진위를 알 수 없을만큼 계속 뒤집힌다.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면서 처음에는 단순해보였던 실타래가 점점 엉켜지면서 결국 풀 수 없을만큼 복잡해지는 것처럼 엉킹 실타래 같은 복잡성으로 머릿속이 얽혀버린다. 그래서 결론에 이르기 전까지 안심할 수 없고 결론에 이르러서야 숨을 참게 된다....
[행방불명자]를 읽으면서 나는 오리무중상태로 빠져들어 버렸다...오랜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