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황후
N. 빠르따사라띠 지음, 김양식 옮김 / 여백(여백미디어)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드라마 김수로왕이 보여지고 있지만 허황후에 대한 물음은 사실 몇 년 전부터 시작되어 있었다. 김해 김씨와 김해 허씨는 한 핏줄이라 서로 혼인할 수 없다는 이상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터였다. 성씨가 다른데 왜 혼인할 수 없는 것일까에 궁금증을 여겼던 나는 도서관에서 그 자료들을 찾기 시작했는데, 바로 핏줄이 이어지는 곳은 신라였다. 

시조 김수로왕과 그의 황후 허황후. 수로왕의 김씨를 물려 받은 자손과 황후의 허씨를 물려받은 자손이니 그 뿌리가 하나라 서로 혼인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궁금증은 풀렸지만 어찌하여 그 멀리 인도에서 혼인을 위하여 타향까지 건너온 것인지....허황후에 대한 궁금증은 가시질 않았다. 그래서 책을 찾다가 빠르따사라띠라는 주한 인도대사가 쓴 소설에까지 인연이 닿게 된 것이다. 

주한 인도 대사가 소설을 쓴다는 자체도 놀랍지만 인도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그들의 여인의 과거가 나를 흥미롭게 만들고 있었다. [비단황후]는 그렇게 읽게 된 책이었다. 

16세에 이땅에 신랑을 찾아와 157세까지 장수하다 간 허황옥, 슈리라뜨나 공주. 소설의 형식이기보다는 신화를 풀어내는 형식인 듯 이야기는 사람이 새로도 변하고 알에서도 나오는 등 이상한 형태로 풀어지지만 그건 또 그 나름대로 재미있다. 이솝우화를 보는 듯 하기도 하고 그림동화나 러시아 동화를 보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재미 가운데 주인공인 허황후의 마음이 궁금해졌다. 스와얌와라! 즉 공주들이 남편을 선택하는 시합에도 직접 참여하지 않고 스스로 모시러 오는 것도 하지 않았던 어찌보면 오만하기 짝이 없는 저 멀리 타국의 왕에게 시집갈 결정을 하기에 열 여섯은 너무 어린 나이가 아니었을까. 나의 열 여섯을 기억해보면 현명함보다는 호기어린 마음과 급한 성격으로 해놓고 후회하는 일들이 다반사였는데.....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데 있어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건 역시 그녀가 붓다의 아내인 야쇼다라의 환생이어서 가능한 일이었을까. 다소 황당한 이야기 속에서 나는 재미 외에 다른 것들을 찾아보고 있었는데...그들은 모험과 흥미로움, 그리고 믿음의 중요성에 대한 것들이었다. 

결국 믿음이 그들을 올바른 운명으로 이끌었던 것은 아닐까. 싶어졌다. 
반평생을 함께 할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 선택에 현명함과 함께 운명이라는 요소가 섞여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허황후와 김수로는 국적과 나이, 자라온 환경을 무시해도 좋을만큼 좋은 베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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