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사랑 - 다섯 영혼의 몽환적 사랑 이야기
슈카와 미나토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표지부터 왠지 분위기를 짐작하게 만든다....

도시는 어떤 작가가 쓰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했는데, 화가들처럼 그들의 화풍은 글과 여백으로 나뉘어져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도시는 다소 삭막해 보이기도 편리해 보이기도 이음이 있기도 끊음이 있기도 했는데, 133회 나오키상 수상작가인 슈카와 미나토의 도시는 다소 몽환적이다.

특히 옮긴이의 말 중에서 진실은 선악과 아무 관계가 없으며 인간의 욕망은 윤리나 도덕보다 뿌리가 더 깊고 튼튼하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착하게.....살기만을 가르쳐 왔던 학교교육은 똑똑한 선택을 막으며 나쁘게 대하는 사람에게까지 착하게 이용당하게 만드는 부작용도 낳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 

우리는 아름답지 못한 것과 도덕적이지 못한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 나 스스로는 조금 헐렁해져도 좋다고 허락하면서 타인의 그것에는 왜 그토록 엄격한 잣대를 대고야 마는 것일까.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먼저 그 모든 잣대들을 내려놓고 작가가 이끄는 대로 읽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마치 처음 가보는 여행길처럼 누군가가 닦아놓은 길을 조심스레 따라가듯 설레임을 안고 그 어떤 편견도 바닥에 내려놓은 채 글읽기를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금방 읽었을 때는 모를 수 있지만 읽고 되새김질 하면 참 무서울 법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었다. 시체와의 섹스에 탐닉한 남자를 약혼자로 두었다가 동생의 시체가 겁탈당하고 결국 자신도 그런 시체가 되어버린 운명의 여인 사나에가 등장하는 [영혼을 찍는 사진사]는 목차 순으로 보면 제일 먼저 나오는 단편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이다. 

유령소녀 주리 , 레이니 엘렌, 내 이름은 프랜시스,  언젠가 고요의 바다에 ...도 어딘지 모르게 약간씩 무서운 색채를 담고 있다. 그래서 8월 밤에 읽기엔 적당했다. 너무 무서워 잠들지 못하는 것은 아니도록...하지만 약간은 무서워서 시원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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