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히가시노 게이고의 여섯 편의 연작 소설을 읽으며 잠시 생각했다. 
내가 하고 있는 운전이란 과연 어떤 것인가. 를.

운전이 익숙해지면서 언젠가부터는 자연스러워졌다. 그 사실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른 채 운전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언제나 긴장상태를 유지하면서 나는 물론 타인의 운전까지 신경써야지만 안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교통경찰의 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그랬다. 누가 가해자인가 피해자인가를 떠나서 그들은 운전을 너무나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실수일뿐 타인은 잘못 이라는 이중잣대로 교통사고를 판가름하고 있었는데 무엇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이라는 사실에 무서워졌다. 세계 어딘가에서 1초마다 일어나고 있을 교통사고. 

초단위로 쪼개어가며 신호체계를 분석하는 놀라운 [천사의 귀]나 법망의 구멍을 드러내버린 [분리대],초보운전자의 복수를 그린 [위험한 초보운전], 불법주차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불법주차], 쓰레기가 입힌 수거가 교통사고로 이어진 [버리지 마세요], 무언가 미심쩍은 [거울 속으로] 등등. 짧은 단편이라는 길이감을 무색하게 할만큼 재미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스럽다. 

그에게 이제 소설이란 장르불문, 길이불문인 모양이다. 자유자재로 글을 가지고 놀면서 독자를 재미로 몰아가는 작가의 노련함. 교통경찰의 밤은 그의 그런 능력을 또 한번 세상에 드러나게 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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