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이세벽 지음 / 굿북(GoodBook)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예수에 관한 많은 책을 읽었지만 이처럼 전 생애를 다룬 소설은 처음 인 듯 하다. 성경조차도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는 내게 소설은 동화처럼 소복소복 쌓이는 눈처럼 포근하게 다가왔다. 

그는 세상 그 어떤 주인공보다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다간 인물이다. 

깨어나보니 유명해져 있더라...라는 표현은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된 사람들이 스스로를 표현할 때 쓰는 말이었다. 그와 비슷하지만 슬프게도 딱 하룻밤 사이에 세상은 그에게서 등을 돌려 버렸다. 단 하룻밤 지났을 뿐인데, 찬양은 사라지고 잡혀가는 신세가 되었으며 후딱 해치워진 판결로 인해 사형을 언도 받았다. 

이 소설을 읽는데 꼭 종교인일 필요는 없을 듯 하다. 한 사람의 생을 이해하는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종교의 유무를 떠나 읽을 수 있는 소설이며, 종교인의 입장에서 읽는다면 성경과 비교해 읽을 수 있는 좋은 읽을거리가 되어줄 것이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던 그날 저녁 만찬. 그날이 클라이막스가 되어 결과를 알고 있는 우리를 몰고간다. 그날 만약 다 ㄴ한 사람이라도 그의 운명을 알고 있는 이가 있었다면 단 한사람이라도 그와 함께 슬픔을 나눌 이가 있었다면 위로가 되었을까. 아니 어떤 마음으로 알면서도 그 길을 택한 이를 바라볼 수 있었을까. 

정해진 운명을 미리 안다는 것은 이토록 잔인한 일이 되기도 한다. 따르던 제자들이 그를 모른다 말하고 존경의 눈길이 하루아침에 질탄의 눈길로 변해 있으며 인격됨이 한치도 안되는 작자들에게 조롱을 당해야 하는 그 하루는 얼마나 힘든 하루였을까.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탄생에서부터 부활까지 이어지는 이 이야기는 새롭고도 쉽게 읽힌다. 술술 읽어가면서 다 아는 이야기지만 그 속에 담긴 감동의 두께를 찾아낸다.

영원히 죽지 않는 이름으로 아직까지 남아 있지만 결국 그날 고통 속에서 한번의 생을 마감해야했던 젊은 목숨에 대한 작가의 해석이 이 책 구석구석에 스며있고 작가가 인물에 대해 가진 애정 역시 담뿍 드러나 있다. 

소설은 역사서나 성경처럼 기술되지 않았다. 동일 사건들을 동화처럼 풀어놓았다. 그래서 읽는내내 가벼운 눈길로 읽어나갈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인생의 주인공이었던 한 사람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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