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연인 2 - 엘리자베스 1세
필리파 그레고리 지음, 윤은진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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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파 그레고리의 이번 작품은 좀 약했다.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연인2]는 흥미로운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또한 그녀의 재미난 필체를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약하다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엘리자베스 1세와 로버트 더들리 경의 스캔들은 이미 여러 영화에서도 잠시 잠깐씩 보여진 적이 있었다. 또한 엘리자베스 1세는 더들리 경 뿐만 아니라 평생 많은 연인들을 거느리고 살았다고 한다. 법적으로는 처녀 여왕이었지만 그녀는 결혼을 하지 않았을 뿐 자신의 즐거움을 놓치며 산 여성은 아니었던 것 같다. 역시 그 아버지의 딸 답긴 하다. 

그런 그녀를 탓하려는 마음은 조금도 없다. 오히려 그녀의 그런 용기를 칭찬해 주고 싶기도 하다. 여자라고 해서 안 될 것은 없으니까. 하지만 가장 은밀하고 재미있게 꾸며질 수 있는 그녀의 스캔들이 다른 작가들과는 차별성을 두지 않고 평범하게 그려진듯해서 좀 의아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필리파 그레고리는 아주 감칠맛 나게 쓸 수 있는 작가니까. 

블러디 메리나 천일의 앤 같은 경우, 나는 정말 어느 작가가 써도 그 이상은 쓰지 못할만큼 간드러지는 로맨스 소설의 최고봉 필체를 그녀의 소설에서 발견했었다. 그에 반해 이 책은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적어도 내겐 그렇다. 

퀸 엘리자베스와 로버트 더들리, 그리고 로버트의 아내 에이미 롭사르트. 더들리는 여왕에서 미쳐 있던 것일까. 여왕의 권력에 미쳐있던 것일까. 그들의 스캔들은 에이미의 죽음으로 클라이막스를 내려온다. 에이미의 죽음이 한 사람에게는 기쁨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안도를 허락했다는 사실에 무한한 서글픔을 느끼면서....

더들리는 아내의 죽음으로 인해 여왕과의 결혼이 가능하다고 믿는 순간 기쁨을 느꼈을 것이나 곧 그의 기쁨은 절망으로 이어졌다. 여왕은 아내가 있던 없던 그와 결혼할 마음이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 결과적으로 보면.

아내가 있을때엔 아내가 있어서, 아내가 죽고 나서는 아내를 죽인 남자라는 소문의 당신과는 결혼할 수 없다라니....

정말 로버트는 아내를 죽였을까. 아니면 엘리자베스가 죽였을까. 자살한 것일까.

살해당한 것으로 보이는 에이미는 계단에서 떨어져 죽은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정말 목이 부러져 죽었을까? 아니면 유방암이었을까? 

많은 의문을 남긴채 400년을 이어온 미스터리는 오늘날에까지 우리에게 그들의 스캔들과 함께 이야기 되어지고 있다. 이상한 것은 9월 8일에 에이미가 죽을 것을 엘리자베스 여왕이 미리 알고 있었다는 문서화된 기록이다. 많은 의문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평생을 애증의 관계로 공존해온 로버트와 엘리자베스의 사연을 뒤로 하고 죽는 순간에는 서로의 편지를 곁에 두고 죽었다고 전해지니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서로가 연인이었나보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들의 사랑은 참 복잡하다. 하지만 연인 관계는 정말 둘 밖에 모르는 것. 그 둘 정말 사랑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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