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놀라운 팝업왕
로버트 사부다 팝업제작, 루이스 캐롤 원작, 존 테니엘 그림, 홍승수 옮김 / 넥서스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큰일이다. 팝업북의 재미에 푹 빠져서 이젠 팝업북이 아니며 별로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일종의 팝업 중독 현상이 온 모양인데, 이래서는 곤란하다. 그래도 팝업북이 좋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팝업북으로 보고 말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저자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삶에도 불구하고 동화는 수세기를 걸쳐 계속 전해지고 있다. 미드를 보며 성범죄관련 수사 드라마나 콜드케이스 같은 류의 드라마를 보면 루이스 캐럴이 과거에 죽은 사람이라 다행이다 싶다. 현존하는 사람이라면 이들의 소재가 되어 동화를 쓰다가 잡혀와 버렸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자꾸 루이스 캐럴은 그런 쪽으로 상상되게 만드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작가의 이상한 사생활에도 불구하고 동화는 추하지 않았다. 도리어 타임머신이나 어떤 기계적 장치의 언급도 없이 이상한 나라에 쑥 빠졌다가 돌아오는 앨리스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신나는 느낌을 공유하게 된다. 왜일까. 주인공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눈으로 본 다른 세상에 도취되어 버리게 만드는 동화. 그것이 바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다. 

영화를 통해서 혹은 여러 출판사의 앨리스 판을 나는 두루 살펴본 바가 있다. 거의 대부분의 출판사를 빼먹지 않고 보고 있는 작품이 앨리스와 캔디캔디였는데, 앨리스의 팝업북이 눈에 띄여 중독현상임을 자각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구경해댔다. 

아, 영화보다 더 재미나게 꾸며진 팝업북. 앨리스가 동굴에 빠져 밑으로 밑으로 가라앉는 부분을 팝업북 속에서도 표현하고 있다. 마치 현미경 안을 들여다 보듯 들여다 보면 보이는 앨리스의 버둥거림. 어찌 웃음이 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아, 앨리스. 계속 웃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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