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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해부
로렌스 골드스톤 지음, 임옥희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윌리엄 홀스테드.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평판처럼 그는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인류 최초로 마취제를 발명해서 인류를 구원한 착한 얼굴과 약물중독자에 살인자라는 나쁜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밝혀낸 인물은 의욕이 넘치는 젋은 의사 에프라임 캐롤이었다. 그는 셜록 홈즈처럼 젊은 여성의 시신 한 구를 보면서 이 사건 속으로 빠져든다. 조지 터크와 젊은 여성의 죽음을 서로 결부시키면서 그의 수사는 활발해진다.
레베카 라흐트만은 명문가의 딸이다. 아름답고 어린 레베카는 결국 홀스테드의 손에 의해 도륙된 것이 밝혀지는데, 캐롤은 그 사실을 밝혀내면서도 충격으로 치를 떨어야 했다.
홀스테드는 레베카의 임신중절 수술을 하는 도중 마약에 취한 상태였다. 그래서 그는 그녀의 내장에 구멍을 내어버렸고, 홀스테드와 그의 공범 터크는 레베카의 시체를 유기했다. 그 다음 터크는 홀스테드에 의해 제거되었다. 하지만 의학계에서는 홀스테드를 감싸안기에 급급했다.
"그가 과거에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라는 논리 하나로. 다수를 위해 한 사람의 희생따위는 아주 약소한 것이라는 그들의 이기적인 논리는 살인자를 명망있는 의사로 남게 만들었다.
드라마 속에서 언제나 들어왔던 명원 존스홉킨스 병원이 등장하고, 빅4로 불리는 의학계의 대부격인 의사들이 소개된다. 사실 죽음의 해부는 가벼운 소설이 아니다. 소설의 형식을 띄지만 구석구석이 논쟁의 여지가 있다. 낙태와 약물중독, 시체 해부 등등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소재들을 다루고 있다.
실존인물, 실존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소설은 어디까지나 허구의 것이다. 그럼으로 그들에게 단죄를 내리거나 그들을 미워해야할 이유가 우리에겐 없다. 다만 세상 어딘가엔 있을 그들을 닮은 인물들의 행동에 대한 옳고 그림은 생각해봐야할 문제일 것이다. 시대적 배경은 과거를 향해 있지만 이 소설의 배경은 결코 오늘날 우리의 것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