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비밀
톰 녹스 지음, 서대경 옮김 / 레드박스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영국과 괴베클리 테페에서 각각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무언가 연계가 있어보이지만 주동인물들의 겹침이 없는 가운데 일단은 사건만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데이비드 로리머라는 스코틀랜드인이 혀가 절단된 채 발견되고 이어 30대의 요트 드자이너가 자신의 정원 잔디에 머리가 묻힌 채 발견되면서 영국은 떠들썩해진다. 이 사건에 포레스터 반장이 투입되는데 그는 7살된 딸 사라가 살해당하고 아내가 우울증에 빠지면서 가정이 와해되는 아픔을 겪은 남자였다. 범인을 잡기는 커녕 사건의 단서조차 잡지 못한채 분노하는 그처럼 괴베클리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로브 러트렐은 미국 기자다. 전처 샐리와 딸 리지를 부양하고 있지만 그는 현재 괴베클리 테페에 있다. 이 유적 발굴지에 대한 글을 쓰러왔으나 뜻밖에 사건은 그를 고대의 미스테리로 이끈다. 기원전 8000년경의 유적지인 괴베클리 테페를 1994년부터 발굴하던 프란츠 브라이트너가 발굴도중 살해당했기 때문이다. 그가 죽고 노트에 남겨진 외알민과 기록들을 참고하여 조수였던 크리스틴과 기자 로브는 역사속으로 발을 담근다. 


인간 평균 수명이 20년 정도였던 시절 여러 세대를 거쳐 완성한 괴베클리 테페를 왜 매장해야만 했으며 이 장소는 고대인들에게 어떤 의미의 장소였는지를 찾아가는 가운데 살인사건의 배경과 범인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게 된다. 그 과정에서 풀사 디누라라는 아랍 고대의 저주와 프랜시스 대시우드가 창립한 헬파이어 클럽의 인신공희, 프리메이슨이었던 벤저민 플랭큰린 등 우리에게 약간씩 알려져 있던 사실들이 더해져 소설은 그 재미를 복리이자처럼 덧불려가고 있었다. 


이제 범인이 누구인가?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나? 그의 최종 목적은 무엇인가? 보다는 괴베클리 테페는 어떤 장소이며, 이 곳은 왜 매장되어야만 했고, 범인이 요구하는 검은 책 속에는 어떤 내용이 숨겨져 있는가가 독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밝혀지는 사실은 너무나 놀라운 것들이었다. 다윈이 무덤 속에서 벌떡 일어나 연구를 위해 삶을 연장해 달라고 악마에게 빈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만큼.....


검은 책이 감추어진 장소보다는 내용이 궁금해져서 페이지를 빠르게 넘기다가 한 페이지에서 손가락이 딱 멈추어졌다!!! 책 속에서 나온 것은 그 어떤 역사적인 사실이 아니라 그 어떤 종족의 해골이었다. 본즈가 나타나서 빠르게 분석을 해줘야 할만큼 그 어떤 인류와도 부합되지 않는 독특한 인골. 그 해골에 답이 있었고, 그 해골이 괴베클리를  "에덴의 동산"으로 증명하는 유물인 셈이었다.


괴베클리 테베는 역사학적으로 한 사원,도시가 매몰된 장소가 아니었다. 세 종교의 성지이며, 출발지였고 성경에서 그 시작점이었던 에덴의 동산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젖과 꿀이 있는 동산은 어느새 노동터로 변해갔고, 잔악한 인신공희의 장소로 변해갔으며 강간과 살육의 현장이었다는 사실이 그 유적지에서 발견된 잔인한 사실이었다. 


저널리스트가 바라본 역사와 소설의 교차점은 소설가들이 짓는 그들의 영역과는 다르다. 또한 고고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픽션이기에 우리는 어디까지가 진실이며 어디서부터가 그의 상상력인지 잘 나누어야 함은 물론 그가 역사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을 따라 줄거리를 읽어나가야한다. 창세기 비밀의 재미는 거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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