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비스데이
슈카와 미나토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오늘은 당신의 서비스데이입니다."

라고 생전 본적도 없는 낯선 사람이 나타나 말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씬이다. 하지만 그 사람 말대로 그 하루가 운수 좋은 날처럼 무조건 뭐든지 잘 되는 날이라면...어제 꼬였던 일들조차 오늘은 매끄럽게 풀어져 있다면...좋아해야할까? 두려워해야할까?

운수좋은 날이라는 소설 같다면 두려워해야 할 것이고, 알라딘의 요술램프 같은 느낌이 든다면 좋아해야할테지만,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을 때도 있다. 이 소설에서처럼 천사와 악마가 동시에 나타난다면 말이다. 

악마 사타나는 기밀인 "서비스데이"에 관한 정보를 함부로 흘리고 다닌다.  야마구치에게도 그랬다. 5월 16일 서비스 데이를 맞은 사람은 1231명, 야마구치도 그 중 한사람이었다.  어제 명퇴권고를 받았던 그에게 오늘은 이상하게 일이 잘 풀리는 날이었다. 회사를 구할 수 있었고, 미인의 시선도 받아보고....하지만 그는 곧 자신의 서비스 데이를 포기해버린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부르짖는다. 서비스데이를 되돌려달라고. 자신도 모르게 빌어버린 소원으로 죽은 570명을 되살려달라고. 하느님이 무슨 슈퍼맨인 것처럼. 그는 그렇게 빌고 또 빌었다. 그래서 결국 그 해는 366일이 되었고, 570명은 죽었다 살아났으며 원래대로 명퇴한 야마구치는 비디오 대여점을 열게 되었다. 

착한 일엔 반드시 그 끝이 있다고 했던가. 비디오 대여점은 대박이 나고, 그 앞에 다시 천사 가브리엘이 나타나 이유를 알려준다. 그가 서비스데이와 바꾼 것이 무엇이었는지...

작은 감동. 이 단편은 눈 앞의 오늘을 위해 내일의 좋은 것을 결코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해오는 것만 같다. 반드시 좋은 날이 올테니 성실한 오늘을 살아달라고...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 밖에도 [도쿄 행복 클럽] , [창공 괴담], [기합 입문],[푸르른 강가에서]등등이 실려 있지만 역시 가장 눈길이 가는 이야기는 [오늘은 서비스데이]일 것이다.  너무 교훈적인 것은 재미가 떨어지는데 묘하게도 서비스데이는 그렇지 않았다. 아마도 가르치기보다는 스스로 깨닫도록 만든 작가의 힘이 실려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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