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아카데미

뱀파이어 아카데미 - 내가 선택한 금지된 사랑 ㅣ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 1
스콜피오 리첼 미드 지음, 전은지 옮김 / 글담노블 / 2010년 1월

뱀파이어 스토리는 이제 흔한 스토리가 되어 버렸다.  허여멀건한 얼굴에 새빨간 입술, 잔뜩 주름진 얼굴로 여자를 유혹하는 뱀파이어의 얼굴이나 환생한 첫사랑을 찾아나선 순정파 뱀파이어가 아니라 십대의 모습으로 찾아와 우리를 설레게 만든다.

스테프니 메이어의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작년 세계를 열광하게 만들었다. 그들의 금지된 사랑과 절제하는 욕망을 보여준 남녀의 사랑과 그들을 둘러싼 한 마을의 이야기들. 두 사람만이 아니라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을 매력적으로 그리면서 사람들을 매혹시킨 이야기였다. 영화 뿐만 아니라 원작 또한 훌륭해서 그 이후에 나온 뱀파이어 시리즈들은 왠만해서는 우리의 높아진 눈을 만족시켜줄 수 없었다. 

당분간은 트와일라잇을 능가할 뱀파이어 스토리가 나올 수 있을까 싶다. 뱀파이어 아카데미도 그렇다. 흥미로운 스토리인데도 불구하고 역시 트와일라잇을 넘어서진 못했다. 트와일라잇식이라기 보다는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같은 세계관이 명확한 하나의 판타지로 이해하는 쪽이 더 올바르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작가 리첼 미드는 세로운 종족과 세상을 만들어냈다.  인간과 요정. 혹은 늑대인간과 뱀파이어의 이분법이 아니라 모로이와 스트리고이의 이분법을 만들어 냈다. 불멸의 스트리고이는 만들어지는 종족이며,  모로이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뱀파이어는 스트리고이의 특징이었다. 햇볕을 보면 안된다는 등의 특징을 가진쪽이 스트리고이이며 그들은 악한 존재로 설명되어졌다.  그리고 그트리고이와 모로이 사이에 인간외의 종족인 댐퍼가 있다.

댐퍼. 주인공인 로즈는 댐퍼다. 댐퍼는 모로이와 인간과의 육체관계에 의해 태어난 종족이지만 댐퍼끼리 혹은 인간과의 사이에서는 아이를 출산할 수 없었다. 오로지 모로이와의 관계 속에서 아이를 탄생시킬 수 있으며 그 아이들은 댐퍼가 된다. 그래서 댐퍼들은 종족 보존을 위해 모로이를 보호하는 역할을 자처해왔다. 이 규칙을 기본으로 해서 소설은 시작되고 있었다. 

모로이 공주 바실리사와 댐퍼인 로즈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1권이다. 이들 시리즈가 어떻게 완결지어질지 얼마나 큰 스케일로 시작되었는지는 1권만으로는 상상하기 어렵다. 하나의 거대한 세계를 보여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새로운 여성적 판타지를 보여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대했던 트와일라잇을 뛰어넘는 매혹은 보여지지 않았다. 그것이 실망스럽기는 했다. 2권,3권을 읽게 되면 달라질까.  조금만 더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어주면 좋으련만....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