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텔레비전에서 [대장금]을 재방송하고 있다. 새벽시간이라 졸린 눈을 비벼가며 보고 있지만 너무 재미있어 잠을 포기할 만큼이다. 아역 장금이가 사라지고 성인 장금이가 나와 어제까지 제 10화를 시청했다. 예전처럼 그냥 보았다면 그저 화면속 영상만 구경했겠지만 이번 시청은 남달랐다. 그 재미를 더했기 때문이었다. 대장금은 그 인기를 반영하듯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출판되어 있다. 영영사전 두께만큼이나 두껍고 종이질도 재생용지를 사용해서 좀 빠빳한 감은 없지만 그 내용만큼은 아주 실했다. 그래서 드라마가 재방영되는 것을 틈타 시나리오를 한장한장 넘기면서 함께 보고 있다. 시나리오와 비교해가면서 시청하는 재미. 아주 쏠쏠하다. 시나리오와 다른 부분은 왜 그렇게 된 것인지 비교해보고, 시나리오에 그저 단 한 줄인 것이 영상속에서는 더 빛나게 연출된 부분은 이병훈 감독의 연출력에 감탄하면서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는 장금이에 빠져 드라마를 보았다면 이번에는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드라마를 구경하고 있는 것이다. 학창시절 미리 예습하듯 당일 방영분 시나리오를 미리 꼼꼼히 읽어두고 시청하면서는 페이지를 넘기며 씬과 씬을 비교하고 시청이 끝나면 영상과 시나리오가 달랐던 부분에 연필로 표시하면서 분석하는 드라마 보기를 가능하게 만들고 있는 것도 바로 이 오리지널 시나리오 덕분이다. 우수한 시나리오들이 이렇듯 책으로 출판되는 모습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재방송되는 드라마를 그저 재탕보기로 끝내지 않게 만들기 때문이며 드라마의 감동을 원작 소설과는 다르게 영상으로 소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많은 대작 드라마의 시나리오가 출판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