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품 오두막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7
멕 로소프 지음, 박윤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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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백는 우리의 인생에 있어 어떤 의미의 자국을 남기는 것일까. [어톤먼트]에서 할머니가 되어버린 어린 날 그 소녀의 속죄의 고백이나 [연인]에서 그 옛날 백인소녀였을 시절 자신을 사랑한 한 남자와의 폭풍같던 시간들을 되뇌어 보는 것들은 대체 어떤 의미일까. 죽음을 앞두고 한 고백들은 누군가를 향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향한 속삭임이나 외침이 아닐까. 

따끈따끈하게 읽기를 마친 [바다거품 오두막]은 성장소설이다. 소년이 성장통을 앓는동안 함께 일어나는 일과 그 사건들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성장소설이다. 하지만 그의 반항은 옳은 것을 위한 몸부림이고, 금지된 것에 대한 자유였으며 배우는 것보다는 행동하고 싶어하는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가장 자신답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중요한 순간들이었다. 비록 그것들이 일반화된 교육의 틀을 벗어난 일이라고 해도. 우리는 이미 옳고 그름의 잣대를 통해 소설을 읽는 습관을 버린지 오래되었다. 소설 속에서 중요한 것은 그들이 무엇을 찾았고 그로인해 우리가 무엇을 깨닫느냐 하는 것이지 도덕적 잣대를 휘두르는 것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소년의 고백은 조용하게 시작된다. 

백살이지만 언제나 1962년, 사랑을 발견했던 열여섯으로 살고 있다는 소년의 마음. 
성오스왈드 중학교는 명문 중학교다. 부잣집 자제들을 그러모아 놓고 규칙과 규율, 우수성을 가르치지만 그 또래 소년들이 그렇듯이 그들은 고분고분한 편은 아니다.  특히 기숙사라는 우리 속에서 그들은 서로를 향해 거칠게 발톱을 세우는 어린 맹수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몇몇 학교에서 문제가 있었던 주인공 "나"는 학교생활에 관심이 전혀 없었다. 문제를 일으킬 생각도 없지만 잘 적응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저 유령처럼, 하고픈대로 살고 싶을 뿐이었다. 그런 그에게 한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기번/배렛/리즈 이 세 소년의 존재는 학교밖 오두막에 혼자 살고 있는 "핀"이라는 소년에 비해 관심거리가 되어주지 못했다. 

오두막에 그 누구도 없이 자급자족하며 혼자 살고 있는 존재. 하지만 차츰 보고 싶어지고 도와주고 싶어지고 함께 하고 싶어지는 존재가 되어 버린 핀. "나"에게 핀은 함께 하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지저분한 소문들이 무성하고 학교에 들킬것 같은 아슬아슬함도 있었지만 핀을 만나러 가는 일은 언제나 주저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쩌지 못하는 이끌림. 그 외에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두 소년 사이에 일어나고 있었다. 

핀이 아프고 나선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달아 버렸고, 결국 그를 구하기 위해 의료도움을 요청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사랑하던 한 소년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해주던 소년 하나도 잃어버렸다. 귀찮을 정도로 비상식적인 집착을 보이던 소년 리즈가 "나"를 따라나섰다가 죽어버렸고, 소년이라고 생각했던 핀은 알고 보니 여자애였다. 

소년이었던 핀은 그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보살펴주고 싶고, 사랑하는 존재. 그리고 헨리 소로우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자신이 살고 싶은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는 또 다른 자아의 모습. 그가 보았던 것은 그 모습들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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