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여왕 - 레이디 제인 그레이 클럽 오딧세이 (Club Odyssey) 2
앨리슨 위어 지음, 권영주 옮김 / 루비박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레이디 제인 그레이는 불운한 여성이었다. 
그녀의 영광은 단 9일 뿐이었으며, 그나마 그것 또한 그녀가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가계도에는 불운의 그림자가 가득했는데, 유일하게 그녀만이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된 순간이 단 한순간도 없었다. 사촌들과는 다르게...

1553년 11월 14일 . 런던탑. 
많은 이들이 억울하게 혹은 당연한 결과로 갇혔다가 이슬로 사라졌던 곳.  이 곳은 하데스의 또 다른 방처럼 사람들이 머물다가 불러가곤 했던 음습한 곳이었다. 역사상 가장 많은 배경이 된 곳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 탑에서 방금 재판이 끝나고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는 여인의 독백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특이하게도 많은 사람들의 시점에서 "1인칭"화법으로 이야기는 이어지지만 레이디 제인 그레이의 독백이 가장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그녀가 주인공이므로.

이제 고작 열 여섯인 그녀의 죄는 탐욕이 아니었다. 그저 왕가의 여인으로 태어난 죄. 욕심 가득했던 부모의 딸로 태어난 죄. 그것이 그녀의 진정한 죄몫이었다.  삶을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했지만 그녀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야했다. 원하든 원치 않든.

레이디 제인 그레이. 헨리7세의 후손으로 프랜시스 브랜든과 서퍽공작인 헨리 그레이의 장녀로 태어났으며 "피의 메리"로 불리는 메리1세, 엘리자베스1세, 에드워드 6세가 그녀의 사촌이었다. 또한 그녀는 평생 에드워드 6세의 왕비로 거론되었다가 더들리가로 시집가게 된다. 어느것조차 그녀의 마음대로 펼쳐진 것은 없었다. 그녀 자신의 인생인데도 불구하고. 

실화가 바탕이었기에 더 사실감 있게 읽을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천일의 앤이나 드라마 튜더스를 통해 알고 있던 그 시대적 배경이 이 소설을 읽는내내 탄탄한 배경지식이 되어 주었다. 열 여섯의 이 비극적인 여성은 인생에 있어서의 타협을 배우기도 전에 다른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인생을 살다가 끝나버렸다. 그것이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단 한번밖에 살 수 없는 인생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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