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중증으로 죽은 90세 노인의 죽음
간암 파열로 진단 받은 베트남 실습생의 죽음
오토바이 사고사로 꾸며진 아들의 죽음
피웅덩이를 만들며 갑자기 쓰러진 필리핀 여성의 죽음
생후 5일된 유아 돌연사
이 중 어느 죽음이 범인의 솜씨(?)인지 열심히 수사한 고테가와 마코토 콤비.그리고 귀신같은 부검으로 죽음의 원인을 알아낸 미쓰자키 교수.
결국 범인이 밝혀지고 살인의 동기와 범행수법까지 다 까발려지지만 다섯 건의 죽음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진실은 씁쓸하기만 했다. 차별, 악의, 거짓이 난무하는 가운데 과거의 복수를 핑계삼아 자신의 욕구를 채운 범인에게 강한 일침을 한 미스자키 교수의 마지막 대사에서 100%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엔 부족했지만.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를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한국과 일본은 너무 다르면서도 때로는 비슷한 구석이 많은 나라다는 점이다.
특히 범죄소설이나 법정소설에서 그 느낌이 강한데, <히포크라테스 회한>에서 다루어진 에피소드들도 그런 의미에선 배경을 한국으로 고쳐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그 실정이 비슷했다. 사람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인 것일까.
미쓰자키 교수의 부검보다는 수사콤비의 공조가 탁월했던 만큼 다음 권에서는 뛰어난 부검실력에 비중을 둔 에피소드들이 더 많았으면하는 바램을 갖고 아쉬움을 달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