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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고 말해 줄래?
하미라 지음 / 좋은땅 / 2025년 9월
평점 :

2023년 문학나눔 도서 에세이 부문에 선정된 <식탁 위의 작가>가 쓴 <괜찮다고 말해 줄래?>는 '다정한 한마디가 필요했던 당신에게'라는 표현이 붙여져 있다.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내게 늘 "괜찮아"라고 말해준 친구가 있어 그 힘든 세월을 버텨냈듯 누군가에게는 마음을 알아주는 위로로 남을 효담 하미라 작가의 에세이 한 권.
그 시절, 고마웠던 친구를 떠올리며 선선한 가을 어느 날 책을 펼쳐 들었다.
*목차소개 *
무너짐 : 마음이 처음 부서진 순간들
가면 : 괜찮은 척이 익숙해질 무렵
울림 : 감춰 둔 감정이 흔들리기 시작했을 때
직면 : 처음으로 내 마음을 들여다본 순간
비교 : 나와 타인 사이의 거리
틈 : 닫힌 마음 사이로 스며든 작은 변화
허용 :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
연결 : 누군가의 온기가 닿았을 때
회복 : 다시 걷는 마음, 다시 살아나는 감정들
믿음 : 이제는 나를 믿기로 한 마음
총 10개의 목차가 심리도서의 용어들처럼 줄줄이 이어져 설명형식으로 쓰여졌을거라 예상했지만 책은 시의 형식을 빌어 마음을 다독인다.
단어의 나열이 간결하고 내용이 짧아 심정을 이해하기 쉬웠으며 어려운 구절이 없어 그저 편하게 읽어나가면 된다.
누군가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
결국 공감하고 내 마음에 갖다 대여보는 일.
책을 읽으면서의 감정변화는 이처럼 쉽게 일렁인다.
미안하다는 말은
상처를 꿰매 주지 못한다
그래서 미안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자꾸 더 외로워졌다 P24
그때 알았다
말이 식으면 관계도 식는다는 걸
그건 눈에 띄지 않게
천천히 무너진다는 것도 P29
그저 내 마음에
조용히 귀 기울여 주는 사람,
그 한 사람이면 충분하다 P169
시처럼 짧게 쓰여진 일기 같은 에세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거리, 온도에 관해 곰곰히 생각해보게 만드는 글들.
책의 내용 중에 모든 관계는 말보다 마음이 먼저 닿는 순간이 있다는 대목에 가장 와 닿았다.
긍정적인 의미이든, 부정적인 의미이든 이 말에 100% 공감가는 순간들이 폭주하는 기차처럼 기억의 정거장을 거쳐 내게로 와 닿았다. 읽는 그 순간.
계속 다이어트에 몰두해 있고, 일찍 결혼해서 아들이 둘인 엄마이자 작가, 반려견에게 다정한 말을 건네는 사람, 책만 보면 그녀는 소심한 사람 같지만 이력을 보면 또 상당히 적극적인 인물처럼도 보인다. 글을 쓰고 강의를 하며 문화콘텐츠기획사도 운영중인 작가.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과 상대가 드러내는 내면이 다른 것처럼 살면서 타인의 겉 껍질만 보고 그의 속마음까지 판단했던 경우는 없었을까? 반성해 본다.
<괜찮다고 말해 줄래?>는 감정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내용과 타인을 이해하고자하는 배려심을 일게 하는 2가지 반응을 이끌어낸 책이라 인상적이었다.

*인디캣 서평단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