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정치를 꿈꿉니다 - 초보 보좌진의 국회 일기
한주원 지음 / 폭스코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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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보좌진의 국회 일기

약진하는 20~30대 국회의원들도 보이지만 그래도 국.회.의.원하면 나이 지긋한 사람들 얼굴이 여럿 떠오른다. TV에서 봤던 모습 그대로. 대부분 좋은 대학 나와서 전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인데 왜 국회로 가면 초등학생들처럼 싸움박질만 하는 걸까? 국회의원들은 정말 일을 안하는 걸까?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받고 연금 받는데 왜 국민을 위한 일엔 관심이 없어 보이지? .... 그렇다면 그들에게 보좌관은 왜 필요한 걸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많은 의문이 드는 집단 중 하나가 바로 그들, 정치인들이다.

평범한 직장에서도 부장님과 신입사원은 세대차이를 겪기 마련인데, 노회한 국회의원과 MZ세대 보좌진 사이에는 세대차이가 나지 않을까. 업무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하더라도 보좌진들 역시 국민의 한 사람일터. 국회가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그들의 눈에 비춰진 국회의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정말 제대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일까. 궁금했던 점을 초보 보좌진의 에세이를 통해 살펴본다.


우리에겐 '보좌관'이라는 표현이 귀에 익지만 좀 더 정확한 표현은 '보좌진'이다. 이 보좌진을 급수별로 '보좌관/선임비서관/비서관/인턴'으로 나누고 통상 9명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일 자체는 매력적이지만 멀티가 되어야 한다고 고백하고 있는 저자는 국회에서 삼 년을 보낸 초보 보좌진이다.

'의원실의 주기자'로 불린 적도 있고 상사를 찾아온 다른 국회의원을 몰라보고 약속 잡았냐고 물었다가 두고두고 입방아에 오르내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스스로도 인복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일터에서 사랑받는 막내였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었다. 보좌진의 삶은 언제나 불안하다지만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며 즐기는 사람을 누가 말릴 수 있을까. 현재 그녀는 원외인으로 살고 있지만 열정 가득했던 시절의 기억들을 책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살얼음판 걷듯 조심해야하는 글표현과 말표현, 선거법, 재원 마련이 뒷받침된 정책 만들기의 중요성, 혐오의 정치에서 벗어난 시선을 갖는 방법 등등 젊은 보좌진이 고심했던 부분들에 대한 공감과 '밀어주는 정체 말고 믿어주는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뜻을 같이 하게 된다. 삭막하기만 할 것 같던 그곳의 공기에서도 따뜻한 온도를 기대하게 된 것처럼.


국회의 내부자로 살았던 기록은 만만하지 않았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선 아주 드물게 '정치를 가까이 하고 살겠다'라는 포부를 펼치며 입성했지만 그녀 또한 여느 신입사원과 다르지 않았던 것. 일터가 국회였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정치인,보좌진들이었다는 차이가 있었을 뿐.

"여자는 빠지고 남자로 바꿔 달라','내가 해도 너희 보다는 잘하겠다"는 폭언은 사실 어느 위치에서 듣건 속상한 말이다.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일하며 들었다고해서 안 아플리가 없다. 택시를 타고 목적지를 말할 때마다 'yes'와 'no'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는 그 기분도 알 것 같고. 수명이 짧은 '보좌진'을 거치면 많이들 옮겨 간다는 민간 협력관이 되지 않고 책을 쓰는 선택을 한 그녀가 마지막에 덧붙인 말은 출사표처럼 와닿았다.

가장 '나'다운 민주주의자가 되겠다 p252

철학, 정도, 사람이 빠져 있다는 요즘 정치판에 진저리치며 정치의 '정'자도 듣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오히려 정치가 올바른 방향으로 불타오르고 있는지 가까운 곁에서 지켜보는 경험을 한 젊은이가 내뱉은 말이기에 그 무게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눈돌리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며 가장 나답게~라고 외치고 있는 그 안에 건강한 정치심이 버티고 있기를. 그래서 다음 세대의 정치는 기성세대의 그것보다 훨씬 나은 것들이기를.




국회에서의 삼 년을 꿈같이 보냈다

국회는 생각보다는

역동적이었고, 정체되었으며, 복잡했고

좋은 일이 많았다

P20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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