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 -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 행동하는 사람의 힘
이미소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이미 핫플인 "감자밭 카페".

이곳에서 줄을 서야만 먹을 수 있던 '감자빵'이 이젠 전국으로 배송된단다. 늦게 알았지만 크리스마스에 먹어보기 위해 열심히 갯수, 가격, 배송 등을 클릭해보는 중.

 

 

사진만 봐서는 그냥 감자인줄로만 알았는데, 국내산 감자로 만든 감자빵이란다. 어떻게 이렇게 감자랑 똑닮게 만들었을까. 그리고 감자도 잘 안먹는다는 사람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을까. 감자를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얼마나 맛있을까? 싶어진다. 이런 감자빵 대체 누가 만들었지?

 

 

놀랍게도 감자 농사를 짓기 위해 서울에서 IT회사를 퇴사한 사장님은 20대, 아버지 전화 한 통에 춘천행을 감행했던 나이가 26세. 이 나이에 부모님 말 한 마디에 도시의 삶을 접을 수 있는 청년이 과연 몇이나 될까. 나부터도 쉽게 할 수 없는 선택이다. 그래서 책 표지 안쪽에 적혀 있는 저자의 소개만 보고도 벌써부터 책 내용이 궁금해져버렸다.

 

 

<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 는 연 매출 100억 돌파에 이어 200억의 감자밭 카페를 만들기까지 과정이 실려 있다. 읽어보니 쉬운 길은 아니었다. 지금은 청년 농부 출신인 남편과 함께 '농업회사법인 밥 주식회사'을 운영하고 있고 100여 명의 크루들도 함께 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그녀 혼자였던 것. 다양한 종자를 보존하고 싶어한 아버지의 꿈 하나 외엔 다 막혀 있는 상황이었다. 서울에서 내려와 처음, 저온 창고를 가득 메운 60톤 감자과 마주했을 땐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IMF 시절 국내 대형 종자회사들이 해외로 매각되었다는 사실을,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자가 '수미감자' 라는 사실을 어찌 알았겠는가. 감자는 다 똑같이 생긴줄로만 알았지. 고추 종자 사용료는 몬샌토에, 시금치 종자 사용료는 덴마크에, 대파 종자 사용료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키위 종자 사용료는 뉴질랜드에 각각 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그저 밥상에 올라오니 우리 농산물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째서 이런 일들은 알려지지 않는 것일까. 아니 우리는 왜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일까.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혼자 걷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아무리 훌륭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해도. 다양한 품종을 지키고, 개발하고, 보급하는 일은 의미가 있는 일이었으나 현실이 따라주질 않아 결과적으로 식구들이 고생한 부분들도 숨김없이 드러나 있다. 경영학을 전공한 재원답게 그녀는 감자의 최종 수익률을 계산해봤다고 한다. 일단 아버지는 소유한 땅이 한 평도 없었다. 임대한 땅에 감자를 심고 그 일부는 계약 재배까지 했으니 남기는 커녕 도리어 심각한 손해를 입을 상황이었던 것. 하지만 절망하기 보다 발빠르게 행동한 덕분에 그녀는 오늘날의 감자밭 카페를 일구어나갈 수 있었다.

 

 

노력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성공할 기회조차 얻을 수 없다. 22살에 '닭갈비 프랜차이즈'를 창업해 망해봤고 감자의 품종인 '보라밸리'로 만든 선식 '예뻐보라'도 지속적인 상품으로 남지 못했다. 농장카페 '핑크세레스'도 좋은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 모든 실패가 밑거름이 되어 인맥이 형성되었고 혼자 가는 길이 아닌 함께 가는 길을 일구어냈다. 그저 성공담만을 펼쳐놓은 책이 아니라 어떻게 실패했는지, 왜 실패하게 되었는지가 절절하게 보이는 내용이라 이 책을 더 진지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원래' 그런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저마다의 방식이 있고

더 좋은 방법이 있기 마련이다

더 쉽게 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p167


 

'밭에 심은 것은 감자가 아니라 가치였다'라는 표현만큼이나 '1+1은 2가 아니라 11'일 수도 있다는 말이 참신하게 느껴졌다. 이제 겨우 서른한 살이 된 그녀의 20대는 바쁘고 찬란했다. 그 누구보다 치열했으며 보통의 20대보다 더 많은 것을 일구어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실패하는 순간에도 성공한 순간에도 늘 노력은 있었다. 그렇다면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까. 나의 경우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어떤 고난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지치지 않고 즐기면서 매달릴 수 있는 일인가?" 라는 화두를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그리고 그 답을 오늘 일기에 찬찬히 써 내려나갈 작정이다.

 

 

같은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의 느낌은 어떨까. 하나, 둘 찾아 읽어보아야겠다.

 

 

* 해당 포스팅은 필름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어본 후 올리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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