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파울로 코엘료 지음, 김동성 그림,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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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짧고 문장은 간결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러했듯 울림은 멈추지 않는다.

<연금술사>를 비롯해서 <브리다>,<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악마와 미스 프랭> 등을 읽어온 내게 <아처>의 발간 소식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마냥 반가운 일이었다.

 

책은 이방인이 '진'을 찾아 오면서부터 시작된다. 소년은 이방인을 진의 목공 작업실로 데려갔고 그곳에서 목수인 '진'이 사실은 '위대한 명궁'이었음을 알게 된다. 자신의 뛰어난 궁술을 보여주고 싶어 찾아온 이방인은 진과 활쏘기를 한 후에야 자신이 아직 정신을 다스리는 법에 이르지 못했음을 깨닫고 떠난다. 그러나 소년은 '궁도'가 궁금해졌고 진은 그를 위해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이방인은 계기가 되었을 뿐 <아처>는 진이 소년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싣고 있다. 분명 가르침을 담고 있지만 고리타분하지 않았고 삶의 경험이 깃들여져 있지만 꼰대스럽지 않았다. "~해라"체가 이렇게 부드러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거부감 없이 진이 소년에게 전하는 말들이 그대로 흡수되어 마음속으로 녹아든다. 오히려 때로는 너무 짧아 책을 잠시 덮어놓고 자간의 의미를 되새김질해 보기도 했다.

 

p23 화살을 정확하게 잘 쏘는 것과 영혼의 평정을 유지하고 쏘는 것은 매우 다르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p26 다른 사람을 판단하기 전에 먼저 그의 말을 귀기울여 듣고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단다

p38 직관을 믿되 타인의 말에 흔들리지 말아라 사람들은 항상 자신의 한계를 기준삼아 타인을 판단하고, 그들의 의견은 편견과 두려움으로 가득차 있을 때가 많다

p43 맡은 일을 열정적으로 해내는 사람들과 어울려라 그들이 네게 도움이 되는 만큼 너도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음에 와 닿는 문장들은 메모해가며 읽고 독서가 끝난 다음엔 메모한 내용만 눈으로 다시 훑는다. 필요한 순간마다 멘토가 되어주는 먼나라 작가가 쓴 글들은 오늘도 내게 긴 각인들을 새겨놓았다. 위로가 필요할 땐 힐링을, 용기가 필요할 땐 자극점이 되는 소중한 문장들을 책 속에서 발견하며 그 옛날 어린 시절 보물찾기하듯 작가의 책을 다시 뒤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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