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펜트하우스>를 보면 인간의 욕심은 참 끝이 없다 느껴진다. 100층짜리 건물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탐욕은 엔딩이 없다. 가질수록 더 갖고 싶어지는 게 사람의 본능인가보다... 혀를 차며 본방사수중인데, 그들 앞에 이 책을 건네면 어떤 소감을 들을 수 있을까.
한 남자가 있다. 전교 1등, 서울대 좋업, 로스쿨, 서른 살에 단 변호사 뱃지, 대형 로펌 입사.
짱짱하게 대우해주는 대형 로펌에서 잘 닦여진 길을 따라 오르던 그가 3년 만에 사표를 던진 이유는 뭘까?
무척이나 궁금했다. 인생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쳐질 때 터닝포인트를 찾는 사람들은 많지만 잘 나가고 있을 때, 그것도 빛나는 미래가 보장된 자리를 박차고 나올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드라마 속 로펌 변호사들의 모습을 보고 대강 짐작은 했지만 리얼은 생각보다 더 탐나는 것 투성이였다. 연봉은 세후 약 1억원, 강남의 시티뷰 사무실, 주말이 포함된 식비 지원, 2~3년 재직후엔 생활비까지 포함된 유학 보장, 5성급 호텔에서 가족을 근사하게 대접할 수 있는 초청 만찬회까지....연봉도 복지도 럭셔리급이었지만 퇴사했다.
처음부터 '사시'에 목숨을 건 사람이었을까. 정답은 노!! 심리학과를 전공했고 군제대후 현실에 직면하며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마음으로 로스쿨행을 택했던 것. 그래도 서른 살에 변호사라니. 전공자들보다도 빠른 편이 아닌가. 로펌에서 신입으로 근무했을 때 그의 타임 레이트는 30만 원대였다고 한다. 한 시간에 30만 원이 책정된 것을 알았을 때 자신의 가치를 사회에서 알아주는 것만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고백한 대목이 있다. 물론 무료로 얻어지는 건 아니었다. 월 200시간에서 300시간 가량 밤낮없이 일하면서 받는다. "변호사는 처음 3년간 고생한 걸로 평생 먹고 산다"(P44)는 말도 거짓말은 아닌듯 싶다.
열심히 일하긴 했지만 소신껏 행동했던 그는 '쇼잉문화'속에서 너무 튀는 존재였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생긴다. 1~2년 차엔 고깝게 보던 선배들도 3년 차엔 '태도는 다소 일반적이진 않지만 업무 퍼포먼스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냈던 것. 결국 사회생활 부적응으로 퇴사한 것도 아니라는 거다. 비트코인 투자 실패로 빚까지 진 상황에서 대체 왜 그는 로펌을 나와 1인 변호사로 일하고 있을까.
갑작스레 의뢰인의 죽음 앞에 '성공이 인생의 전부인가'라는 생각이 든 그는 미련없이 자발적 백수가 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