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타고 고양이는 여행 중 - 길 위의 라이프 205일
이재경 지음 / 좋은땅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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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노랑한 고양이 토마스의 집사는 한국에서 36년, 미국에서 17년을 산 35년 경력의 성우이자 방송인으로 그 외 미국 배우조합 멤버이자 로스앤젤레스 법무사, 기독교 방송 전속 성우를 역임한 어마어마한 커리어의 소유자다. 그런 그녀가 커리어에 관한 책이 아닌 고양이와 함께 캠핑카 여행을 다닌 경험을 책으로 엮어냈다. 엉뚱하게도.

 

 

여행은 인생과 다르지 않아서 늘 핑크빛 기류만 흘렀던 건 아니었다. 토마스를 두고도 '외출을 시켜야한다'와 '절대금지'로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했고 길을 잘못 들었을 땐 서로 큰소리를 내며 다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은 계속 이어졌다. 중간에 남친이 손가락을 다쳐 수술을 받았지만 붕대를 하고 디즈니 월드 매직 킹덤을 다녀왔고 발가락 6개 가진 고양이들이 살고 있는 헤밍웨이 박물관도 빠짐없이 관람했다. 제목에 '고양이'가 언급되어 있지만 고양이 위주의 여행이 아닌 사람의 여행에 동행한 고양이의 일상이 곁들여져 있다. 살짝 예상에서 벗어난 여행기였지만 장장 205일간 미 대륙을 여행한 경험을 들어 본 일이 없어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또 컬러풀한 사진이 풍성하게 실려 눈의 즐거움도 더해졌고.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곳들 증 절반 이상은 이미 다른 책이나 매체를 통해 본 적 있는 지역일 뿐 실제로 가 본 적은 없는 곳들이어서 사진이 등장할 때마다 유심히 들여다 보곤 했다. 그 와중에 고양이를 발견하면 만세를 불렀고.

 

 

보통의 여행책들은 삶을 잠시 멈추고 낯선 곳에 다녀오는 내용이 담긴다. 휴식겸 혹은 새도운 도전을 위해 여행을 꾸리는 반면 책의 저자에게 캠핑카를 타고 떠난 여행은 삶의 연장이었다. 남친은 여행 중에도 일을 했고, 저자는 아들의 결혼식에 다녀오기도 했다. 물론 여행의 끝은 정해져 있었다. 그리고 만약 누군가 또 RV 여행을 할 거냐고 물어본다면 고양이와 함께 하겠다고 대답할 거라는 걸로 봐선 아주 즐거운 경험으로 남은 듯 하다.

 

여행을 좋아했지만 고양이를 반려하면서 멈춰버린 나와 달리 고양이와 함께 여행하는 길을 찾아낸 그녀는 아주 용감한 사람 같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토마스와 함께 할 다음 여행도 분명 신나는 일들로 채워지겠지. 아리조나도, 텍사스도, 쓰고 있는 고양이모래의 원산지라 익숙한 와이오밍도 색다르게 구경할 수 있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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