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정도가 좋아요 - 5년 차 프리랜서의 자리가 아닌 자신을 지키며 일하는 법
송은정 지음 / 시공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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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가득한 카페 대신 고양이랑 집에서 쓴다'라는 송은정 작가.

참 부럽다. 나도 꽁이팸만 있을 때까진 집에서 쓰는 게 가능했는데.... 표지 속 회색 고양이가 작가의 반려묘인가보다. 제목부터 힐링이라 꼭 읽고 넘어가야겠다 싶어 주문한 책 <저는 이 정도가 좋아요>.

 

'5년 차 프리랜서의 자리가 아닌 자신을 지키며 일하는 법'이라 앞표지에 쓰여진 문구를 보고 업무를 따내는 법, 세금관련, 계약하는 방법 등을 예상했다면 다른 책을 찾으라고 추천하고 싶다. 대신 200자 원고지 1매당 5000원~1만원 고료를 받는 필자로 살며 프리랜서로 살아남은 5년 간의 시간과 책방을 열었다가 닫은 사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정도가 좋아요'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의 원천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도 좋다.

 

프리랜서의 길을 선택했으면서도 월급 받을 때와 비교해서 푸념만 늘어놓던 지인이 있었다. "회사 다닐때보다 시간이 더 없다, 한 달 수입이 형편없다, 마감을 맞추기 쉽지 않다, 늘어진다, 점점 게을러지고 모습이 흐트러진다, 약속을 잡고 모임에 나가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등등 사표를 던질 때와 달리 녹록하지 않은 현실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금전적 여유 대신 자유와 여유를 선택했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관리하고 종종 불합리한 계약의 당사자가 될 수도 있음을 각오했어야 했고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다시 취업전선으로 뛰어들어야했으나 출근압박이 없는 프리랜서로 살면서 돈은 펑펑 들어오길 바라는 마음이라니.....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지인에게 이 책을 선물한다면 어떤 답변을 듣게 될까.

 

수입이 작으면 작은대로 크면 큰대로 허리띠를 조였다 풀었다하며 주어진 하루하루에 만족하는 내게 이 책은 공감으로 남았다. 작가 역시 사람인지라 늘 용기백배한 건 아니었다. '시험대에 오르듯 하루가 멀다 하고 선택의 기로에 서지만 매번 자신이 없다.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다가올 1년 혹은 가까운 미래의 운명이 좌우된다 생각하면 더더욱 간이 쪼그라든다'(p110)라고 고백하는 가 하면 '답이 이미 정해져 있음에도 선뜻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p111)'라고 말하기도 했다.

 

때로는 '하지 않기'를 고민하는 순간과도 맞닥트린다

기획도 좋고 보람도 있겠으나

심적 부담이 클 때

내가 지향하는 가치관과 어긋나는 클라이언트 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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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0

 

 

 

그래서일까. 누가 지시한 것도 아닌데 유튜브를 보며 노션 사용법을 익히고 업무 일지를 써내려가며 정보들을 카테고리화하는 습관들을 들여 자신의 시간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인맥관리에도 게으르지 않았고 무엇보다 삶의 전반에 '부지런함'이 깃들여 있었다. 누군가의 간섭이 없는 시간이 주어지고 더군다나 고양이랑 살면서 자신의 일에 부지런하기 참 쉽지 않은데, 놀라웠다.

 

프리랜서로 살아도 다른 프리랜서의 삶은 궁금하다. 물어보기보다 이렇게 슬쩍 책으로만 들여다봐도 도움이 된다. 재미나게 읽히고 게으르게 보낸 나의 어제를 반성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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