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속의 죽음 - 을지문덕 탐정록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정명섭 지음 / 들녘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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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을 읽지 못했으나 '온달 장군의 죽음'에도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 이후의 이야기가 담긴 [무덤 속의 죽음]에서는 온달 장군을 안치하기 위해 만들고 있는 무덤 속에서 독살 당하는 시신이 나오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늙은 화공 '거타지'는 고약한 노인네였다. 자존심 강한 화공들의 의지를 꺾고 귀족들이 좋아하는 사신을 그리는 것에 몰두했으며 수족처럼 부려온 제자들을 쫓아내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수제자가 되기 위해 경쟁하던 무리들 속에 살인범이 있다. 인정받지 못해서일까. 복수심 때문일까. 괴팍했으나 그 실력만큼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거타지는 널방 벽화인 사신도를 마감하던 중 살해됐다. 사인은 독살. 물감에 탄 독으로 스승을 죽인 용의자로 지목된 소년은 담징이다.

 

천재라는 이유로 스승이 늘 감싸왔던 담징이 정말 거타지를 죽였을까. 중리부를 장악하기 위해 을지문덕과 척을 진 연태조는 담징을 범인으로 몰아 죽이려 하고, 물증은 없으나 소년의 결백을 믿고 있던 을지문덕은 태학박사 이문진과 함께 살인범을 물색해내기 시작했다.

 

꽤 재미지고 흥미로웠으나 진범을 쫓는 을지문덕의 활약은 생각만큼 비중이 크지 않았다. 탐정 위주로 사건풀이가 진행되는 홈즈나 김전일, 코난 등과 달리 이문진과 담징, 찬노의 비중이 그를 나누었고 중간중간 등장하는 범인의 발자취가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어쩌면 '내가 제일 똑똑해'식의 주인공이 아니어서 더 인간적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강하고 용맹한 장군이 아닌 탐정으로서의 을지문덕은 행동보다는 생각이 먼저인 인물이라 살짝 우유부단해 보였다. 진범은 밝혀졌고, 담징이 누명을 벗으면서 전작 소설이 더 궁금해진 [무덤 속의 죽음]은 죽은 자를 위한 그림이 산 자를 해칠 정도로 중요한가?라는 씁쓸함을 남겼다. 앞 권부터 읽었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까. 전권을 본 뒤 다시 재벌읽기를 해봐야겠다.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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