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리의 생각들을 눈으로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당겨했던 걱정들, 꾹꾹 참다가 곪아터진 상처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그땐 왜 그랬을까? 싶지만 막상 다시 돌아가도 비슷하게 행동하지 않을까? 싶긴 하다. 얼마전 동생에게도 이야기했지만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 존재이므로. 하지만 대신 통쾌한 부분은 있다.
체구도 작고 생김새도 귀엽지만 샐리는 대쪽같고 솔찍하기 때문에. 억지로 열심히 하는 것은 싫어하면서도 무엇이든 하려고 맘먹으면 못하는 게 없다는 샐리. 천재형인가? 요즘 보고 있는 드라마 캐릭터 중 한 명이 떠올려진다.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그녀가 바로 샐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카카오톡 캐릭터북을 에세이처럼 읽었다면 라인프렌즈 캐릭터북은 예쁜 동화처럼 읽혔다. 겉표지부터 딱딱한 하드커버가 아닌 영문 원서 문고판처럼 부드럽게 넘겨지는 종이재질에 편집된 그림들도 페인팅된듯 진하다. 그래서 파스텔톤인 그림책들에 비해 선명하다.
3인칭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시작되지만 모든 포커스는 샐리에게 맞춰져 있다.
'샐리는 텅 빈 종이를 그저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P23'
'샐리는 브라운을 제일 좋아해/P55'
'오전 7시 5분. 평소의 샐리라면 여전히 함밤중일 시간이지만 오늘 샐리의 침대는 텅 비어 있었다/63'
'샐리의 말처럼 내일의 진짜 날씨는 내일이 돼봐야만 알 수 있는 것이었다/P133'
'때론 그런 생각을 한다니까. 다시 태어나면 샐리처럼 살고 싶다고/P140'
샐리가 어떤 말을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중요한 걸 보면 친구들 사이에서 샐리의 영향력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있는 그대로의 샐리를 인정해주는 친구들과 매일매일 함께 하는 행복한 캐릭터 샐리. 그래서 그녀의 성격은 책 속에서 더 빛나 보인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