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에게 얻어맞고도 유일하게 마당에 남은 러시안 블루, 똥키. 마당 고양이로 계속 잘 지내주길 바랬는데, 함께 밥 먹던 노랑이와 함께 사라져버린 녀석. 마리를 기다리며 현관을 긁고 집사들이 흔들어주는 장난감도 좋아했지만 집 안에 갇혀 사는 건 못견뎌해 결국 마당냥이로 살게 된 녀석. 그러다 사라졌다. 인사도 없이.
많은 길고양이들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동네 고양이들에게 치이던 '똥키'를 좀 더 어릴 때 집냥이로 들이지 못했던 걸 부부는 후회했다. 더이상 밥 먹으러 오지 않는 똥키를 찾아다녀봤지만 소식을 알 수 없었다. 밀려오는 후회와 자책. 그 마음은 길고양이 밥을 줘 본 사람이라면 동일하게 느끼는 고통이 아닐까. 내게도 떠올려지는 몇몇 길고양이 얼굴이 있어 이 페이지를 쉽게 넘길 수 없었다.
제목 그대로의 마음 " 잘 지내요 고양이"
집고양이건 길고양이건 책 제목 그대로 "잘 지내주면 좋겠다" 정말.
인간의 삶보다 짧은 '고양이의 시간'. 행복하게 그 명을 다 해주면 더이상 바랄 게 없겠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