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는 여행
정혜윤 지음 / 북노마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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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멋진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언제나 퇴사 후엔 곧바로 직장이 생겨 성공한 이직이라고만 여겼지 충분히 쉬어야 한다는 걸 망각하고 살았다.

하지만 퇴사를 고민하면서 "탐험"을 계획하는 멋진 사람들도 있었다. 세상엔.

스스로를 아날로그 취향을 가진 마케터라고 소개하고 있는 저자 정혜윤은 브런치북 특별상을 수상한 <나의 퇴사여정기>를 바탕으로 출판한 책 <퇴사는 여행>을 통해 잠시 멈추는 것이 얼마나 유익한 지 알려주고 있다. 8년간 다섯 번의 퇴사를 하고 그 사이 '자발적 방황'을 선택했던 그녀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살펴보자.

 

한 직장에서 오래 버티는 일은 대단하다. 하지만 다양한 조직 내에서 일하면서 '나에게 좋은 업무 환경'을 찾아내는 일 또한 현명하다.

지나고 보니 어느 쪽이든 괜찮다. 저자는 후자에 속한 사람인데, 퇴사한 겨울,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의 배경이 된 야쿠시마로 가족과 함께 떠났고 봄엔 한 달 가량 동남아로 여행을 떠났다.

 

자유를 허락받은 그녀의 발걸음이 치앙마이-씨엠립-싱가포르-발리에 머물면서 발견한 것들은 책을 읽는 내게도 유용한 것들이었다. 가령 치앙마이가 디지털 노마드 사이에서 유명한 곳인지 몰랐던 점, 자유로운 예술의 도시라는 것도 몰랐는데, 여행하면서 그 도시에서 영감을 받아 무언가를 만들어 보는 일은 참 근사해보였다. 장소만 영향을 준 건 아니었다. 좋은 인연은 좋은 일을 불러오기 마련인데, 첫 직장인 광고회사에서 그녀는 생각지도 못한 직업을 선물 받았다. 광고기획자(AE)로 지원했지만 면접을 진행한 부사장은 주니어 카피라이터 자리를 제안했고 결국 '작가'로 살게 된 계기가 된다. 쓰는 즐거움을 알려준 첫 직장. 그녀는 운이 참 좋았다.

 

 

 

사람들은 정해진 방식대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정말 하고 싶은 데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해봤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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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재가 괴롭다면, 그게 다른 일을 해야 하는 가장 좋은 이유예요.

P210

 

 

많은 곳을 여행하고 여러 나라 사람들과 어울려 일했던 그녀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세 가지 단어는 '공감/다양성/용기'였다. 세계 곳곳에 만나면 반가운 사람들을 두고 산다는 건 얼마나 부러운 일인가. 그러나 정작 이 책을 읽고 가장 감명 깊었던 문장은 344페이지 끝에 나온 "잊지 말자. 나에게는 내가 있다"다. 자존감이 떨어지는 날, 우울한 기분이 지구의 핵까지 뚫고 내려가는 날 이 문장을 펼쳐보며 스스로를 다독이리라 마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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