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하지 않은 프리랜서 라이프 - 회사도 부서도 직급도 없지만
김지은 지음 / 지콜론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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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다가 친구에게 '누가 내 삶을 스토킹 했나봐'라고 카톡 보낼 정도로 똑닮아 있어서 살짝 찔렸던 책. <프리하지 않은 프리랜서 라이프>라~ 책 제목이 참 길기도 하지만 일러스트도 많고 내용도 유쾌해서 단박에 읽어버릴 정도로 재미있다. 흔히 알고 있는 '프리랜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주면서 불안하지만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매력에 대한 부분도 빼놓지 않았다.

"일흔 살에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라고 책의 뒷면에 밝히고 있는 저자의 꿈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얼마를 벌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맘 편하게 살고 싶어서 선택했을 그 마음과 용기를 100% 이해하기 때문에. 하지만 제목처럼 정말 '프리'할 수 없다. 마감이 있는 삶은 퇴근이 있는 삶보다 여유로워 보이지만 결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압박감은 상당하고 스스로 관리해야 할 것들이 수만가지인데 늘어지기 쉽고 미루기 좋아 자칫 일거리를 놓치기도 쉽다. 게다가 결과로 승부를 봐야하기 때문에 고퀄을 담보로 해야하는 작업이고.

이래저래 다시 직장으로 향한 '프리랜서'들이 주변에도 꽤 있어서 누가 퇴사하고 싶다고 말하면 예전처럼 선뜻 "니 뜻대로 해라!"고 말해주지 못했다. 이젠 즐겁게 읽은 이 책을 대신 들이밀어야겠다. 읽어보고 선택하라고.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 거라고.

'프리랜서'의 양면을 극단적으로 드러내기보단 유머러스하게 풀어놓은 책이지만 이 정도면 충분할 듯 싶다. 환상을 깨어주기엔. 그 의미는 중세에서 파생된 단어라는데, 왕이나 영주가 병력을 충원/유지 하기 위해 전쟁 때마다 활용했던 용병을 의미했던 말로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소속 관계는 아니면서 고용주도 없는 용병이라는 말이란다. '자유로운 작업자'이기 보단 '언제든지 전쟁에 끌려나갈 시간과 목숨이 준비된 용병'이라는 책 속 표현이 섬뜩하게 와 닿지만 또한 '준비가 된 사람'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걸 잊고 살았던 것 같다. 나 역시 '프리랜서'를 선택하면서.

책을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고 반성하게 된 점들도 많았지만 역시 작가의 의도대로 웃음 또한 빼놓을 수 없었다. 배꼽빠질만큼 크게 웃었던 부분들도 있어 절대 프리선언을 할 리 없는 친구에게도 책을 슬쩍 보여주며 함께 웃었다. 돌아온 대답은 "꼭 너 같다"여서 칭찬인지 반대인지 헷갈리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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