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러시아 억만장자 볼코프의 딸을 구하게 된 세라에게 그는 단 한 사람의 이름을 말하면 그를 세상에서 지워주겠노라 장담했다. 이미 아들을 잃은 그는 딸마저 잃게 될 위기 속에서 자신의 소중한 딸을 구해준 세라에게 그만의 방식으로 답례를 하고 싶었던 것. 그녀가 누구의 이름을 댈지는 짐작이 갔다. 바람난 남편으로 인한 속앓이보다 현재 자신을 괴롭히는 남자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 보였기 때문에.
일회용 전화기 한 대를 건네면서 그는 조건을 걸었다.
72시간(3일) 안에
단 하나의 이름을
말하면 되돌릴 수 없고 거절하면 그것으로 끝!
제한 시간 1시간 정도를 남겨두고 전화를 건 세라는 아무도 손 댈 수 없어 '방탄교수'라 불리던 러브록의 이름을 댔다. 그리고 그가 사라졌다.
콩닥콩닥....도둑이 제발 지리듯 모든 상황에 예민해져 있는 그녀 앞에 어이 없이 러브록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나쁜 놈은 그녀의 사주를 빌미삼아 더 강하게 괴롭히기 시작했다. 처음 볼코프가 제안 했을 땐 완벽하게 제거하리라 의심치 않았는데, 전문가도 실수 할 때가 있는지 세라는 더 위험해졌고 결국 그녀는 인생을 건 선택을 해야만 했다.
러브록이 사라지고 세라가 의심받는 상황으로 전개 되리라 여겼던 이야기가 러브록의 등장으로 더 흥미진진해졌고 어떻게 판세를 뒤집을 지가 관건이었는데, 역시 권선징악적 결말이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가져다 주었다. 주변의 도움을 받 되 모두가 몰라야 안전할 수 있는 작전을 짠 세라는 하나의 번호, 한 번의 통화, 단 29초의 시간으로 행복을 되찾았다. 하지만 이 모든 순간은 '용기있는 행동' 뒤에 주어진 선물같은 일들이었다.
뉴스를 보면 비슷한 내용의 사건사고들이 즐비하다. 소설 속 세라가 처한 상황이 현실 속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란 거다. 아쉽지만 모든 현실 속 상황이 소설처럼 해결되진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29초>> 에서 만큼은 우리가 원했던 결말을 펼쳐볼 수 있어 좋았다. 개인별 기대 수위는 다를지언정.
이 시점에서 잠시 생각해본다. 과거의 내겐 하나가 아니라 10명, 100명도 댈 이름이 있었지만 지금의 내겐 72시간 안에 댈 이름이 하나 있을까. 현재는 특별히 떠올려지는 이름이 없다. 그래서 행복하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쓴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