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 짓다 - 듣는 순간 갖고 싶게 만드는 브랜드 언어의 힘
민은정 지음 / 리더스북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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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하나로 이미지가 결정된다. 우리 주변에 사람부터 시작해서 책, 공산품, 가전제품, 음료, 화장품 등등.....불리지 않는 건 없다. 생명이 있든 없든 나름의 이름이 붙여져 있다. 가끔 광고를 보면서 '저 이름은 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이름일까? 무슨 의미일까?' 싶을 때가 있는데 , 그 이름은 만드는 전문 직종인 '버벌리스트'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브랜드 ; 짓다]를 읽기 전까진.

 

버벌리스트. 어떤 일을 하는 지는 알겠는데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어떤 것을 전공해야 유리한지, 어떤 성향의 사람이 선택하면 좋은 지...궁금해졌다.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저자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25년간 50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카누,티오피, 오피러스, 자연은, 굿베이스'등을 네이밍 했고 최근엔 평창 올림픽 슬로건까지 그녀의 손을 거쳐 갔다.

 

첫 시작이 1994년부터라고 하니 참 오래된 듯 싶은데, 년수에 비해 이 직종은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더 전문직종으로 여겨졌다. 글은 누구나 끄적댈 수 있다. 메모를 남길 수도 있고 일기를 쓸 수도 있다. 하지만 글밥을 먹는 일, 재미있게 쓰는 일, 법칙에 맞게 쓰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시를 짓는다거나 카피라이팅을 하는 것처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일은 더 어렵다. 그런데 네이밍이다. 버벌리스트가 세상에 내놓아야하는 건 짧고 임팩트 있는 한 단어다. 기업의 이미지를 담아내면서 제품의 제품의 정보와 새로움까지 나타내야 한다. 그뿐인가. 참신하지 않으면 경쟁력에서도 뒤진다.

 

하나를 만들어내기도 어려운 일 같은데, 무섭게 느껴진 건 어느 페이지에 적혀 있던 한 문장이었다. "이 중 선택되는 것은 단 하나다"라는 말. 수천 수백가지의 아이디어 중에서 단 하나가 선택된다. 현재 우리가 매일 광고를 통해 접하는 기업의 모든 제품의 이름이 이렇게 만들어졌겠지. 하지만 어떤 이름은 생소하고 또 어떤 이름은 식상하다. 반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이름도 있다. '어떻게 불리느냐가 가치를 만든다'라는 말에 공감이 가는 이 유다. 어떻게 하면 버벌리스트가 될 수 있나? 에 집중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가 버벌리스트로 걸어온 길을 한 권의 책을 통해 읽어보면서 이 직종이 얼마나 힘든지, 그러나 얼마나 매력적인지 깨닫게 되었다. 다시 태어나면 버벌리스트? 그런 재능은 없으나 이렇게 남다른 직종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신나는 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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