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배우는 고양이 가정의학 - 오직 한 번뿐인 묘생을 위하여
노자와 노부유키 지음, 임지인 옮김 / 삼호미디어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노자와 클리닉을 운영중인 노자와 노부유키가 쓴 <고양이 가정의학>은 어렵지 않았다. 첫 페이지부터 얼룩 고양이가 얼굴을 내밀며 마중나와 있고 일상이 담긴 몇 장의 사진들이 친근감을 더한다. 그림이나 사진이 없거나 딱딱한 글로 시작되는 책들보다 한결 부드럽게 편집되어 있어 '나만 고양이 없어'를 외치며 랜선집사로 머물고 있는 예비 집사나 갑자기 고양이가 생겨 초보집사가 된 반려인들에게도 가볍게 다가간다. 하지만 목차를 읽어보면 그 내용은 9년차 집사도 귀담아 들어야하는 정보들이 있어 유익했다.

 

가령 지난 달 두 녀석의 식욕부진으로 마음 고생을 했던 내게 part1식사케어 편에선 '편식을 이해해주세요'와 '캣푸드에 대해 좀 더 알아봐요','독특한 식사 행동을 보이기도 해요'는 읽는 것 만으로도 도움이 되었다. 맛보다 냄새가 식욕을 좌우한다는 걸 잊고 있었다. 새로운 사료나 새 간식을 오픈할 때 먼저 냄새부터 맡게 해주는 것. 내용물이 어떤가?잘 먹나? 에 앞서 이부분부터 살펴야했는데 주의깊지 못했음을 반성한다. 최근 '그레인프리'는 기본인양 선택하는 대부분의 캣푸드에 적혀 있었는데, 한 단계 높여 유기농이나 휴먼드레이드 인지도 살펴보려 한다. 그레인프리의 원재료가 일반적이라는 표기는 살짝 충격적이었으므로. 사람이 먹는 식자재 수준으로 급여하려면 '휴먼그레이드'여야 했다. 또한 4D고기 표기(dead,dying,diseased and disabled)가 있는지, BHT/BHA 가 함유되었는지 꼭 확인하려 한다. 복잡하고 알 수 없는 원재료들까지 다 확인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죽거나 죽어가거나 질병이 있거나 장애가 있는 동물을 의미하는 4D나 발암성 지적을 받은 합성 착색료는 최소한 걸러 먹이고 싶기 때문이다. 또 사람에게는 금지된 약품인 에톡시퀸 역시 주의깊게 살펴보려 한다.

 

잇몸 종양으로 수술을 받은 적 있는 첫째 고양이와 황달로 입술 안쪽이 미색으로 변한 이웃 고양이를 봤기에 103페이지의 [구강 점검법]은 남다르게 읽힐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다묘 가정이 되면서 양치질은 엄두도 못내게 되고 물과 사료에 치석제거용액이나 가루를 섞어주며 비정기적으로 치아용티슈로 닦아주는 걸로 케어를 대체하고 있어 늘 신경 쓰이는 부분이기도 했다. 구강청결문제는.

 

보통 화장실은 마릿수 +1이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노부유키는 머릿수 X1.3을 권하고 있다. 10마리면 11개가 아니라 13개가 적당량이라는 거다. 아, 이 계산법이면 우리집 화장실 갯수도 부족하다는 건데.....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즉각즉각 화장실 청소를 해 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간혹 라임이가 사춘기냥처럼 소변테러, 똥테러를 하는 게 설명이 된다. 집사만 충분하다고 생각했던거니까. 평소에는 반올림해서 8개, 임보냥이가 있는 지금은 10개가 충분양이므로 화장실을 몇 개 더 구입하기로 했다.

 

초보집사들은 처음부터 바른 정보를 접하는 게 중요하다. 그 점에서 이 책은 필요한 포인트를 콕콕 집어주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집사습관(?)을 장착하기 적당했다. 책 덕분에 초보 집사시절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허둥댔던 기억을 소환해봤다. 그때 알았다면 덜 허둥대며 좀 더 편하게 케어했을텐데.....첫째 고양이에겐 늘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사람 나이로치면 60세 이상인 고양이가 있어 [노령묘 케어]편은 대비책으로 꼼꼼하게 읽어두었다. 좀 더 쾌적하게 좀 더 즐겁게 묘생을 이어나갈 수 있게 가족으로서 해야하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되므로. 고양이서적, 읽어도 읽어도 충분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바로 이런 점 때문이 아닐까.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정보는 항상 지금 옳다고 생각한 방법일 뿐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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