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게 살아남았다, 나는
김하연 지음 / 이로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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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고양이서적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건 아니다. 불편하지만 마주해야하는 진실이 담긴 책도 있는 법. 캣대디이자 사진작가인 김하연 작가의 길고양이 사진 에세이가 그랬다. '공존'에 동의할 수 없다면 '외면'이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짧은 길고양이들의 삶을 더 짧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춥고 배고픈 고양이들이 길에서 죽어간다. 로드킬, 학대, 질병, 더위나 추위, 배고픔 때문에 2~3년을 채우지 못하고 길에서 사라진다. 고양이를 9년째 반려하고 있으면서도 모르고 산 것들이 많았다. 길고양이들의 밥을 챙기고 간혹 임보처나 좋은 입양처가 생기면 입양을 보내기도하면서 가슴 찢어지는 일들이 참 많았다. 겨우 몇년 사이 일이지만 더 적극적으로 돌보는 '캣맘/캣대디'들이 있다. 그 중 한 사람인 김하연 작가는 말이 아닌 사진으로 그 이야기들을 내보이는 사람이다. 그의 사진에 담긴 순간순간이 때로는 애처롭게, 때로는 귀중하게, 때로는 안타깝게, 때로는 사랑스럽게 독자들의 눈으로 옮겨진다.

 

제목마저 <<운좋게 살아남았다, 나는>>인 이 책의 목차는 '귀엽기만 해서는 살 수 없을까','둘만 남았다','둘은 떠났다','함께 왔으니 함께 보내줘','여기 살고 싶어요','엄마는 그저 울 뿐'....소리내어 읽으면 읽을수록 더 슬퍼진다. 하지만 달콤하고 예쁜 고양이책처럼 현실이 담긴 길고양이책 역시 소중하게 여겨야한다. 그래야 누군가의 의식이 변하고, 인식이 바뀌고 공존의 틀이 넓어지며 이들의 삶도 바뀔 수 있을테니......!

 

아깽이 대란인 요즘, 어느 페이지에 등장하는 삼색이의 세 아이처럼 같은 날 로드킬 당하는 아기 고양이들이 없기를....오늘만큼은 죽은 아기 고양이를 울면서 핥고 있는 어미 고양이가 없었으면.....조용히 구석에서 잠시 쉬다가는 고양이를 굳이 쫓아내는 야속한 인간의 손이 없는 밤이기를....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조용히 맘 속으로 기도해본다.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살아갈녀석들이지만 카이처럼 받아주는 고양이 식구들을 찾게 되기를......! 오늘밤만큼은 배불리 먹고 시원하게 잠들 장소를 발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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