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년의 공부 -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필요할 때, 맹자를 읽는다
조윤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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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면 즉시 그만둘 일이지

무엇하러 내년까지 기다립니까?

맹자 < 등문공 하>  / p201

 

 

오늘 15년 연속 근무한 이웃 블로거의 글을 읽으면서 속으로 '참 대단하다' 감탄했다. 아무리 천직이라도 한 직장에서 10년 이상을 근무하다보면 속끓이게 되는 일이 상당했을텐데, 묵묵히 이겨내고 버텼다는 사실에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 공자 다음가는 성인이라는 의미에서 '아성'이라고 불렸다는 맹자가 길렀던 것은 '마음의 힘'이었다. 실생활 속에서 이웃처럼 마음이 강한 사람도 있겠지만 나처럼 잘 무너지고 쉽게 상처 받는 사람에겐 맹자의 글들은 순간순간을 지혜롭게 모면할 방편이자 위안이다. 꽤 많은 맹자의 책을 읽어 이젠 새로운 것이 있을까? 싶은 순간, 고전연구가 조윤제가 쓴 <<이천년의 공부>>가 눈에 들어왔다. 같은 이야기도 새롭게 만드는 솜씨가 있는 사람들을 살면서 간혹 만나는데, 저자의 책이 그랬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더 알고 싶어지게 정리된 목차부터 첫장부터 쉽게 풀어가는 방식이 다시금 맹자의 생각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마음이 어지러운 날엔 목차만 주르륵 읽어도 도움이 된다. 1장 호연지기/ 2장 지언/ 3장 인자무적/ 4장 여민동락/ 5장 반구저기/ 6장 중용/ 7장 좌우봉원 으로 나뉜 카테고리 밑으로 명언들이 줄을 잇는다. 가령 '때에 맞추어 행동하는 처신의 비결'을 알려주는 6장 <<중용>>의 목차는 총 7개.

 

적기를 잡으면 무엇이든 이룬다

상대의 마음에 기꺼이 함께 한다

최고를 구할 수 없다면 그 다음을 구한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이 먼저다

작은 성취를 위해 목표를 낮추지 말라

나아감과 물러섬에도 때가 있다

하늘이 준 명을 거역하지 말라

 

로 적혀 있다. 그 내용을 모르고 목차만 읽어도 참 좋은데 <한비자>,<논어>,<도덕경>의 좋은 구절들이 발췌되어 있어 함께 읽기 좋았다. 학창시절, 시험에 나오는 대목만을 가르치는 다른 선생님과 달리 '공자'.'맹자','순자' 에 얽힌 고사들을 들려주길 좋아했던 한문 선생님의 수업시간으로 돌아가 재미난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읽혔다. 게다가 논어의 첫 문장이자 중간고사 시험 출제 문제여서 기억에 생생한 '학이시습지불역열호'를 보는 순간 타임슬립되고 말았다. 배웠던 내용들이고 읽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가르침들인데, 살면서 상당부분 잊었다. 그 옛날 맹자가 자신의 사상을 설파한 것은 시험전에만 달달 외우고 살면서는 잊어라!고 말 한 것은 아닐텐데도........

 

 

단순히 시험을 위해 혹은 지식을 위해 배우고 익혔던 문장들이 원래는 살아가는데 힘을 보태는 것들이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그리고 머리가 필요로해서 가까이 한 것보다 마음이 필요로해서 가까이 둔 것의 차이가 참으로 크다는 사실도. 각 장이 바뀔 때마다 가르침 요약본을 읽으며 복습하듯 마음에 새긴다. 지금의 내게 필요한 가르침이라 시간 맞춰 온 것이라 여겨지므로.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올리는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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