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서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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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삼색 고양이가 등장하는 <고양이의 크기>라는 책으로 처음 그 이름을 알게 된 '서귤'작가가 이번에는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라는 상큼한 제목의 책을 출판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중 라이언과 어피치를 제일 좋아하는 나에겐 정말 맞춤북 같이 느껴져 애정이 뿜뿜 샘솟는다. '고양이를 먹여 살리려고 회사에 다닌다'라는 소갯글마저 같은 집사 입장으로 공감 100%인 책. 제철과일인 복숭아를 책을 통해 만난 여름, 덥지만 마음만은 시원해지는 에세이 한 권을 후다닥 읽었다.

 

어피치는 누구지? 재미나게도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들은 드라마 캐릭터처럼 고유의 이름 외에도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성격은 어떤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가 오픈되어 있다. 마냥 귀엽게만 그려진 캐릭터가 아니란 거다. 신비의 시크릿 포레스트의 복숭아 농장에서 태어난 어피치는 유전자 변이로 자웅동주가 된 사실을 알고 나무에서 탈출!장난기와 급한 성격 탓에 친구들의 경계대상이기도 하지만 발그레한 볼이 매력적인 귀요미 캐릭터다. 순하게만 보였던 어피치의 사연을 알고 보니 또 달리 보인다.

 

 

따뜻한 물이 담긴 욕조에서 방귀 뀔때 행복하다는 수줍은 고백부터 너무 많이 사랑해서 탈이라는 푸념, 팝콘을 닮은 벚꽃을 보면 배가 고프다는 비밀까지....솔직하게 털어놓는 작가는 너무 사랑스러웠다. 물론 어피치의 얼굴을 빌려 하는 고백이라지만 보통 '사랑'에 관한 에세이는 달콤함과 '이별'의 씁쓸함이 함께 담긴 반면 마치 소녀의 첫사랑을 살짝 구경하듯 핑크빛 무한 긍정의 단어들로 채워져 있어 서귤작가+어피치의 콜라보 에세이는 달달하기만 하다.

 

355도나 되는 시야각을 가지고 있는 앙고라 토끼가 되고 싶다고 앙탈부리는 페이지에서는 엉뚱함을, 몇 번 굴렀다고 바닥이 갈라졌을까? 믿을 수 없는 사실 앞에서 고민 중인 모습, 하루종일 짝짝이 구두를 신고 다녔다는 사실을 퇴근 후 집에 와서야 알게 된 것만 봐도 성격이 대충 보인다. 실제로 이런 후배들이 주변에 몇몇 있는데, 사회물을 좀 더 많이 먹는 내겐 그 애들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를 읽다가 그 애들의 얼굴이 하나씩 스쳐지나갔다. 그래서 읽는 내내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약간은 부끄러운 고백도, 힘든 날의 모습도, 기대하는 일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현실...이 모든 일들이 참 뽀송뽀송하게 담겨 있어서 예쁘게 읽히는 에세이다. 우울할 틈도 실의에 빠지거나 누군가를 탓할 마음도 일지 않는 아주 착한 에세이.

 

여덟 캐릭터 중 딱 두 권을 읽었을 뿐인데, 다음 권이 기대되는 까닭은 출판사에서 어쩜 이렇게 캐릭터와 딱 맞는 작가들을 골라냈을까 하는 감탄이 절로 터져나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다음 캐릭터는 누구이며 어떤 작가가 그 캐릭터를 생활에 녹여낼지 너무 궁금해진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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