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여덟 마리와 살았다
통이(정세라)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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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네이버 '동물공감'을 통해 한 편씩 소개되던 이야기가 너무나 감질맛나서 책을 재빠르게 구매해버렸다. 고양이 여섯 마리의 집사에게 '고양이 여덟마리와 함께 산 일러스트레이터의 일상'은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 매력적이었으므로.

 

나만 그런게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알고 보니 인기가 많았던 <<고양이 여덟마리와 살았다>> 는 이미 SNS 팔로워가 42000명, 시골집과 마당을 오가며 살고 있는 노란 고양이 여덟마리의 인기가 이토록 높을 줄이야. 하긴 그도 그럴 것이 책 표지만 보고서도 웃음이 팡 터져버렸다. 박스 안에 노랑노랑한 고양이들이 제각기 다른 눈을 하고 사람을 보는 표정이 너무 리얼했다. 한 편, 한 편의 이야기 길이는 짧았지만 책 두께가 두꺼운 점 또한 신나는 일이고. 그만큼 들여다볼 수 있는 에피소드가 무궁무진하다는 얘기이므로.

 

분명 도시생활을 접고 가족 모두 전남 시골로 이주했을 때 '고양이'는 계산에 없는 식구였다. 하지만 강아지만을 반려하고 있던 가족에게 시골 고양이와의 묘연은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삿짐을 내리고 있는데 완전 개냥이인 고양이가 나타났고 너무 붙임성이 좋아 마당 한 켠에 밥을 주며 살피게 되었는데 '미미'라고 이름까지 지어진 녀석이 일곱마리의 새끼를 한 달 뒤에 낳아버렸기 때문이다.

 

어미와 달리 사람을 경계하면서도 강아지풀 하나에 우르르 몰려드는가 하면 작가의 반려견을 괴롭(?)히고 창호지 문에 냥발을 박아 결국엔 뚫어버리기까지....이 시기의 아기 고양이들이 얼마나 예쁜지, 또 호기심은 얼마나 많은지....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림을 보면서도 거기에 상상을 더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귀여움은 분명 배가 되고 웃음 역시 두 배, 세 배가 될 듯.

 

미미는 아기 고양이 일곱을 훌륭하게 키워놓고 밥터를 남겨두곤 떠났다. 다행히 형제들이 많아 사람들이 주는 밥을 먹으면서 지붕에도 올라가고 나무도 타고 강아지도 놀리면서 행복하게 지냈다. 사료 소리에 우다다 집합하는 모습도 귀엽고, 사냥 기술을 익히면서 형제들끼리 물어뜯는 모습도 고양이들을 키우며 봐왔던 모습이라 낯설지 않았는데, 땔감 나무를 캣타워처럼 이용하는 모습은 시골 고양이만의 특혜가 아닐까. 이런 자연스러움이, 한가로움이, 전원적이면서도 매우 평화로워보여서 참 좋았는데, 이제 고양이는 세마리만 남았다.

자연의 섭리겠지만 어른이 되면서 각자의 영역을 찾아 떠났고 그나마 남은 세마리마저 서열 겨루기에 돌입했다. 뭉쳐 지내던 형제가 남인듯 생활하게 된 것은 그림으로 봐도 참 슬프다. 자연스러운 일인데도 불구하고. 고양이 수가 줄고 난 뒤, 고양이 급식소가 차려졌는데, 동네 시골냥이들이 오가며 배고픔을 달래고 가는 방앗간으로 거듭났다. 아기 고양이를 데려온 삼색냥부터 얼룩 고양이, 고등어, 블랙이, 눈 밭을 뚫고 온 어미냥이까지.....독립적인 성격 덕분에 다른 고양이들이 먹을 기회가 주어졌으니 반드시 나쁜 일이라고만을 할 수 없지만 줄곧 봐온 여덟고양이의 이별은 아쉬움이 남는다. 많이많이. 그만큼 보는내내 애정이 깃들여져 버렸나보다.

책을 보는 내내 웃을 일이 많았다. 즐거움이 가득했고 간혹 다가오는 고양이들과 함께 책장을 넘겨가면서 마지막장까지 즐겁게 읽었다. 보너스 트랙에 실린 할머니와 고양이 이야기도 눈물을 살짝 적실 내용이었지만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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