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짓고 즐기며 삽니다 - 헛돈 쓰지 않고, 꿈꾸던 대로
정문영 지음 / 청림Life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년 전 근처 전원주택단지부지로 신혼집을 알아본다던 지인은 다시 아파트로 돌아가 생활하고 있다. 농촌도 아니고 근린생활이 가능한 편리성이 보장된 전원주택단지였는데 그는 왜 전원생활을 포기했던 것일까. 물어보진 않았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었으리라 짐작해본다. 요즘 tv를 보면 제주도로 내려간 연예인들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던데, 예전엔 막연히 부럽기만 했다면 지금은 부러움반 구경반 정도랄까. 모두가 터를 잡아버린 땅 같아서 매력이 절감된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전원생활을 꿈꾼다면 꼭 제주만 고집할 일도 아니고

 

그래서 펼쳐보게 된 <<전원주택 짓고 즐기며 삽니다>>는 인기 유튜버 케이맨이 쓴 책이다. 그저 인테리어가 예쁜 집을 어떻게 지었는지에만 포커스를 맞춘 책들과는 달리 현실적인 조언들이 많이 담겨 있다. 쓴맛, 단맛, 짠맛, 매운맛을 한꺼번에 읽을 수 있는 책이랄까. 책을 읽기 전엔 '살기 좋은 땅'이 '놀기 좋은 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엄연히 달랐다. 바닷가뷰만으로는 일상이 채워질리 없고 주변 환경, 함께 살아갈 이웃들을 두루 살피지 않고서 정착할 땅을 고른다면 실패하기 딱 좋다.

 

가령 책을 통해 처음 들어본 '마을 발전기금'을 정말 요구하는 마을로 이사하게 되었다면 어떻게 할 참인가? 이장님 통장으로 적게는 1백만원에서 3백만원을 그냥 송금해야할까? 분명 합법적인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살아보기도 전에 쓸데없는 고민으로 만정이 다 떨어지고 말 것 같다. 땅 보는 법, 집짓기, 건축비 계산하는 법, 매물 채권 분석, 명당의 조건, 분양 사기 예방법에 이르기까지.....간략하지만 실제로 피해 볼 수 있는 예시들을 싣고 있어 페이지를 꼼꼼히 읽게 만든다.

 

또 시공사 선정하는 방법도 그 득과 실을 따져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해야하는데, 이제껏 읽어본 책들 혹은 블로거들의 리뷰 속에선 간식이나 먹거리를 사들고가서 기분을 맞춰주는 방법만 봐왔다면 이 책에서는 건축과정을 기록으로 자세하게 남겨놓아야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기초 공사, 골조 공사, 단열 공사 등의 시점에 방문하라고 충고한다. 사진 외에도 동영상 촬영본을 남겨 대비책을 마련해두도록 당부하고 있다. 사실 선금 지급 보증서, 계약 이행 보증서, 하자 보증서를 받아두는 일이나 개별등기/지분등기/공동등기 등을 확인하는 일은 복잡해보인다. 하지만 적어도 누군가가 지어놓은 집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짓기로 결정했다면 그 순간부터는 꼼꼼하게 따져볼 수 밖에 없다. 돈이 1~2만원 차이나는 것도 아니고 생각보다 건축사기도 흔한듯 했다. 대한민국에서 집 하나 짓는 일. 결코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었다.

 

지어놓으면 끝인가? 했더니 이제부터 시작이란다. 가꾸고 다듬어야 보금자리가 안락해진다. 잔디 깎는 일은 기본이요, 화덕만들기는 6차까지 진행되었으며 텃밭은 시행착오 끝에 쿠바식 텃밭으로 정착했다. 물론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 덧붙이면서. 그저 평화롭게 살기 위함인데 귀농한 것처럼 남들마냥 텃밭을 가꿀 이유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생활을 꿈꾸면서 전원주택을 지었다면 몇몇 시행착오조차 보람될 것이고.

 

케이맨처럼 부지런을 떨면서 생활할 자신은 없다. 하지만 전원생활의 꿈을 완전히 접지도 못했다. 그래서 책을 손에서 쉽게 놓지 못했다. 읽고 또 읽으면서 내 목적에 맞는 꿈으로 재단중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