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길냥이 양순 - 거두어 주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위안을 얻는 나
봄의씨앗 지음 / 시공사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당당한 고양이_당고'를 만나러 가끔 카페에 들르는데 당고만큼이나 예쁜 이름을 가진 고양이를 책을 통해 만났다. '양처럼 순한 고양이_양순'이는 스트릿출신이다. 인내심 강하고 배려가 몸에 밴 젠틀한 고양이는 일러스트레이터 누나의 반려묘가 되어 그 귀여운 얼굴이 알려졌다. 실물이 궁금해서 작가의 그라폴리오를 방문해서 찾아봤더니 그림처럼 아주 귀엽고 예쁜 고양이였다. 가슴아픈 건 양순이의 구조후, 작가를 찾아왔던 양순이 엄마의 얼굴이 끝까지 피떡(?)져 있었다는 거다. 그게 마지막이었다는 말도 참 슬펐다. 양순이 엄마도 누군가에게 구조되었다면 좋았을 것을.......!

 

 

<<우리집 길냥이 양순>>에 등장하는 양순이는 순정파다. 자전거로 바삐 출근하는 누나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스티로폼 상자 위에 앉아 기다리던 녀석이니. 그 엄마는 또 어떤가. 낯선 동네로 양순이를 물고와 쓰레기더미 뒤에서도 참하게 길러냈다. 물론 텃세와 여러 위험 속에서 가난하고 굶주렸지만 참 순하고 착한 고양이로 길러냈다. 그리고 다 큰 고양이를 옆에 끼고 살았을만큼 모성애 강한 어미였다. 그랬던 고양이가 양순이를 찾아 저자의 집으로 몇날 며칠을 찾아와선 그 냄새만 맡고 돌아갔다. 이제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기를......! 안심하고 돌아간 것이기를.....!

 

 

길고양이 밥을 챙기는 입장에서 귀여운 그림 속 양순이의 처지가 현실감 있게 다가와서 가슴이 아리기도 했고 고양이를 재미로 던진다거나 산책나온 개를 앞세워 고양이에게 위해를 가하는 견주가 등장하는 페이지에서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고 말았다. 그림으로 봐도 입으로 불을 내뿜을 뻔한 일을 울 나랑곰도 당했기 때문이다. "물어!!물어!!고양이 물어와"라며 자신의 개를 공원에 푼 여자와 개를 소리지르면서 뒤쫓아간 경험이 있어서인지 남일 같지 않았다. 지방이라 생긴 일로 치부했던 일인데, 전국 어디서나 일어나는 일이라는 자각이 들면서 한숨이 쉬어지기도 했고......!!

 

고마운 일은 저자의 남자친구가 데이트 나와서 고양이 걱정에 울먹이는 여자친구를 위해 자신의 학원에 길고양이를 데려가자고 제안한 일이었다. 쉬운 일은 아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양순이는 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알러지가 심해 고양이를 좋아하면서도 입양할 수 없는 언니와 동생이 있는 집으로 가끔 입성하기도 하면서. 무엇보다 5:5 가르마를 한 양순이 캐릭터가 너무너무 귀여웠다. 콧구멍만 두 개가 있는 양순이가 볼 빨갛게 미소 짓고 있는 그림은 엄지척!

 

저자 주변인들이 모두 양순이에게, 길고양이에게 따뜻함을 보태는 이들이라 더할나위 없이 따뜻했던 <<우리집 길냥이 양순>>이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읽히길 바라면서 양순이의 지난 일상을 보고 또 보고 있다. 지난 이틀내내 손에서 놓질 못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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