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의 고양이 - 박물관 관장 집사와 여섯 고양이들의 묘생냥담
마웨이두 지음, 임지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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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고양이 집사의 눈에 띄인 고양이 서적은 중국의 한 박물관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들입니다. 저희집처럼 여섯 고양이들인데, 그들의 보금자리가 박물관이라는 사실이 특이합니다. 우리나라 박물관도 이렇게 생명과 공존하는 곳이면 멀어도 달려갈텐데 말이지요. 관공서, 박물관....부터 생명공존이 이루어지는 따뜻한 곳이면 참 좋겠다 싶어집니다. 고양이를 반려하는 집사로서의 바램입니다만.

 

 

대륙의 변화는 비단 산업화나 문화교류에서만 크게 변모하고 있는 것은 아닌듯 합니다. 동물학대, 동물털을 얻기 위한 잔혹한 살해 등등에 대한 뉴스를 접해왔는데,그 중국에서조차 반려동물산업이 커지고 있고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개에 비해 고양이와 함께 한 역사는 비교적 짧은 편이라는 중국에서는 대략 기원전 4세기 경부터 고양이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남북조시대, 최초 기록이 등장한다고 해요. 대만고궁박물관에 보관중인 <동일영희도>에는 하얀색이지만 꼬리와 이마부분에 검은 무늬가 있는 아기 고양이가 그려져있기도 하고요.

 



관푸 박물관 첫 고양이 관장이자 서열 1위인 '화페이페이'는 이웃 고양이 '누리'를 꼭 닮은 녀석입니다. 관장님 친구네 집 근처를 배회하던 길고양이였지만 '올블랙 고양이'라는 친구의 말에 속아(?) 데려온 녀석이지요. 하지만 화페이페이는 진한 고등어 무늬가 멋진 녀석이었습니다. 적어도 열다섯은 되었고 묘생 중 13년을 관장으로 역임했으니, 녀석은 베테랑입니다.



그 생이 짧아서 너무나 가슴아픈 '헤이파오파오'는 올블랙으로 친화적인 성격이었지만 관장님이 출장간 사이 고양이별로 돌아가버렸습니다. 올블랙 집사여서인지 녀석에게 유독 애정을 쏟으며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는데, 마지막 페이지에서 그만 마음이 먹먹해져버렸습니다. 지금 관푸 박물관에 간다고해도 녀석은 만날 수 없을테니까요.



온통 하얀색인데 그 꼬리가 황금색인 '황창창'은 이웃의 고양이 '미미'랑 똑닮았습니다. 입을 꼭 다물고 분홍코에 힘을 주고 바라보는 그 모습까지 아주 똑같습니다. 인근 풀숲에서 발견된 아기 고양이는 이후, 박물관에서 10년째 거주중입니다. 관장님품에 아기처럼 안기기도 하고 의자에 늘어져 눕는가하면 야외 수족관 앞에서 금붕어 정찰을 나가기도 합니다. 빗물길을 총총 걸으면서 파장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꽃향기를 맡기 위해 화단 위에 올라간 사진도 있습니다. 모든 순간이 화보인 황창창. 너무 예쁜 고양이죠.



헤이파오파오가 세상을 떠나고 유독 사이가 좋았던 황창창이 의기소침해진 그 때, '황갈색의 고양이'를 키워보라는 친구의 말(헤이파오파오때의 그 친구가 아닌가 싶습니다만^^) 에 데려온 고양이인 '란마오마오'. 결론을 말하자면 이번에도 관장님이 속았습니다. 황갈색이 아니라 잿빛 러시안블루 고양이엿으니까요. 고대 팔대 신선인 장과로가 탔다는 말 등 위에 올라가 있는가 하면, 300년 전통의 악기 앞에서 멋지게 찍히기도 하지만 마오가 정말 좋아하는 위치는 책상 위나 서가 사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유독 많이 찍혀 있는 걸보면 말입니다.



'마티아오티아오'는 제멋대로인 황제처럼 의자에 앉아 고매한 표정을 짓곤 했는데, 또 흰 눈을 가지고 놀고 있는 모습을 보자면 영락없는 개구쟁이의 모습입니다. 얼룩무늬 송아지처럼 보인다는 녀석의 솜방망이는 아주 두툼합니다. 또 매표창구로 매일 출퇴근을 한다고 해요. 아침일찍 박물관을 방문하면 녀석의 마중을 받을 수 있는걸까요? 꼬리를 빳빳하게 세우고 명말기 유물사이를 유유히 걷는 모습이나 기품있는 병풍 앞에서 숨바꼭질을 고민하는 녀석의 진지한 표정. 달려가서 주물주물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너무나 사랑스러운 모습이기 때문일거에요.


관장님이 최강미모라고 소개하고 있는 '윈뚜어뚜어'는 구름을 뜻하는 단어와 탐스럽다는 의미를 조합해서 만든 이름이라고 합니다. 굉장히 시적인 이름이에요. 매일 아침 사무실로 출근해 드나드는 사람들을 관찰한다는 회색빛의 고양이는 정말 사무실을 너무 좋아하나봐요. 실내에서 찍힌 사진밖에 없어요.

 

늘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고 사고를 안치는 것도 아니겠지만 함께 살아가고 있는 박물관의 고양이들의 이랑은 평화로워보였습니다. 실내를 거닐기하고 박물관 근처 밖을 산책나가기도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오래오래 살아주었으면 하고, 관푸박물관을 찾아갔을 때 녀석들 모두 만나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관푸박물관. 꼭 가보고 싶은 여행장소로 킵해둡니다. 순전히 고양이들을 만나보기 위해서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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