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참지 않아 - 소심한 집사, 고양이에게서 한 수 배우다
우메다 사토시 지음, 이용택 옮김 / 니들북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올블랙 고양이 집사인 나는 길에서도 검은 고양이를 만나면 꼭 간식을 챙겨줘야하고 캐릭터나 책 속에서 발견하면 숨이 멎는 것만 같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정신차리기까지 좀 시간이 소요되는 편이다. 올블랙냥의 치명적인 매력은 올블랙집사만 알 수 있는 법. 꼭 우리 라나 같은 눈빛으로 라임이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는 '다이키치'는 일본의 유명한 카피라이터의 반려묘다.

 

 



17년을 강아지파로 살아온 '우메다 사토시'에게 어느날 묘연이 찾아왔다. 아내와 함께 고양이 입양 센터를 방문했다가 케이지 안에 숨어 있는 검은 고양이와 눈이 마주친 후 녀석의 입양을 결정했다. 당시 나이 약 6개월령. 원래 이름은 시구레. 하지만 그의 아내는 큰 복을 가져다줄 고양이라며 '다이키치'로 개명해버렸다. 아쉽게도 다이치키의 사진은 책 한 권을 통틀어 2장 정도다. 나머지는 캐릭터처럼 그려진 그림 다이키치인데,녀석의 눈빛이 반항적이라 귀엽기만 하다. 사진이 많지 않은 점, 그나마 2장의 사진도 흑백이라는 점은 아쉽지만.

 

 

중성화 하던 날, 목욕시키던 날, 복막 투석 하던 날, 로봇 청소기에 올라가 있는 모습이 보고 싶어 룸바를 구매했지만 실패로 끝난 일, 3월 15일로 정하고 생일을 챙겨준 일.....고양이와 함께 하는 매일매일이 기념일이고 추억의 한토막이었다. 집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내용으로 일상이 채워져 있어 그저 웃음이 난다. 고양이는 그저 고양이의 삶을 살아가는 것뿐인데 이를 지켜보는 인간은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고, 위로받는다. 카피라이터도 다르지 않았다. 일본일도 다르지 않았다. 국적도, 직업도, 성별도, 나이도 다르지만 집사라는 공통점 하나가 큰 공감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의 바램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널리 정착되기를' 멀고도 가까운 한국에서도 함께 기도하게 만든다. 더불어 검은 고양이들이 더이상 불길한 대상이 아니라 소심하지만 애교많은 생명체라는 사실도 널리 알려지기를......!

 

 

고양이와 살면서 참 많이 배우며 산다. '어떻게 저럴 수 있지?'라고 화냈던 일들도 '그럴 수 있겠지'로 넘길 수 있는 아량도 배워나가고 있고 '꼭 오늘 해야만해'라고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보탰던 일들도 '내일해도 괜찮아'라는 여유로움 때문에 다소 게을러지기도 했지만 후회되지 않는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사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가 되기 위해서 살고 있는 것도 아니므로. 행복하게 웃으면서 오늘을 살아냈기 때문에 오늘도 고양이들과 마주보며 "잘 지나갔다"고 서로 칭찬했다. 그 하루 중 어느 날 이 책을 함께 읽었다.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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