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함께 사는 인테리어
아사히 신문출판사 편집부 지음, 차효라 옮김 / 캣박스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고양이와 살면서 사람의 동선보다는 고양이의 동선에 맞추어 가구를 배치하고 불필요한 가구들을 선별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집사년차가 길어질수록 집은 고양이가 이동하기 편한 구조로 변해가는 느낌이다. 다행스러운 건 스스로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그렇게하고 있다는 거다. 세상에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묘한 동질감은 일본에서 펴낸 <<고양이와 함꼐 사는 인테리어>>를 보면서 더 짙어졌다. 이쯤되면 고양이집사들의 공통점인가? 싶어질 정도다.



소개된 16가구에 거주중인 고양이들의 모습은 다 달랐다. 하지만 하나같이 편안하고 행복한 모습이었다. 편집숍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만큼 인테리어 감각이 뛰어난 사쿠라이 아사코씨의 빈티지 가구 사이로 유유히 걷고 있는 메추리는 콧수염이 멋진 턱시도냥이었고 그릇이 많이 쌓인 이시이 카나에씨 집 고양이 세마리는 화보 속 고양이들처럼 여기저기에서 등장했다. 들보사이를 유유히 지나다니는 고양이가 있는가 하면 밥그릇 수가 8개나 되는 외동묘도 있었다. 한 마리를 반려하고 있든 여러 마리를 반려하고 있든 고양이는 훌륭한 동거묘들이었다. 패션의 완성이 얼굴(?)이라는 말이 있듯 인테리어의 완성은 고양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책 속 고양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훌륭하게 그 역할을 다해내고 있는 듯 했다.

 

책에 소개된 집사들은 대부분 전문직 종사자들이었다. 인형작가, 스타일리스트, 아트 디렉터, 포토그래퍼, 칼럼니스트, 마케팅 디렉터 등등...하지만 그들도 집사로 돌아온 일상에서는 내 이웃들과 다르지 않았다. 고양이 표정 하나에 웃음이 터지고,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살기 편한 환경을 고민하면서 살아간다. 처음에는 고양이들을 만나보기 위해 펼쳤지만 구경하는 내내 집들이 온 것처럼 설레는 마음이었다. 아마 내가 8년차 집사여서 혹은 다묘가정의 집사여서 그런 마음이 더해진 것인지도 모른다.

 

 

트렌디한 감각이 물씬 느껴지는 집부터 몇 십년 된 일본의 전통 가옥까지...고양이들이 살아가는데 시간은 중요치 않은 듯 했다.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집사와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인테리어는 거들뿐. 예쁜 집에서 찍힌 고양이들의 안락한 삶. 세상 모든 고양이들이 이처럼 행복한 일생을 보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활용품, 소품들이 많은 집들은 있었지만 가구 자체는 참 단촐하고 심플했다. 아마 고양이에 대한 배려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웃음이 난 건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고양이 용품들이 낯설지 않아서였고. 고양이 빗이나 그릇들은 내가 가진 것들과 교차되는 것들도 많았고 이웃들이 가진 것들과 비슷하기도 했다. 다른 나라 고양이들이지만 사용하는 건 비슷한 고양이들. 사랑 듬뿍 받는 것 또한 다르지 않았다. 사용중인 물품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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