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맨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13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추지나 옮김 / 레드박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전작을 재미나게 읽어서 다음 권을 찾다가 발견한 [립맨]. '범인에게 고한다 2'라는 부제가 붙여져 있었다. 전작에선 연쇄 유괴사건을 두고 범인과 머릿싸움을 치열하게 벌이는 마키시마 형사가 돋보였다면 속편격인 [립맨]에서는 초반부터 눈에 띄게 등장하진 않는다. "거짓말도 끝까지 잡아떼면 돈이 되지"라는 인상적인 첫문장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보이스피싱에 입문한 형제가 운좋게 경찰의 체포를 피하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번편은 '보이스피싱인가?'싶은 찰나, 또 유괴로 이어지면서 마키시마와 마주하게 된 형제. 그리고 예고하듯 "REST IN PEACE"라는 경고를 보내는 사람, 아와노.


영화 감시자들에서 설계자와 행동대원들이 분리되어 있는 것처럼 끝까지 잡히지 않는 설계자인 아와노는 항상 위험한 순간엔 메시지를 전송한 채 동료들(?)을 꼬리 자르듯 자르고 혼자 사라진다. 그렇게 붙여진 별명인 '립맨'은 그가 전하는 메시지의 줄임말인 R.I.P(편히 잠들라는 의미)를 뜻하는 말로 마키시마와 경찰은 결국 머리는 검거하지 못한 채 꼬리만 쫓았던 셈이다.

 

 

'한탕'으로 인생을 쉽게 살고자 했던 형제에게 오히려 애잔한 마음이 들만큼 소설은 범죄의 무게를 강인하게 각인시키는 범죄소설류는 아니었다. 그보다는 게임을 하듯 다음으로 이어지는 순서를 따라 정신없이 페이지를 넘기고 나면 어느새 끝장까지 와 있다. 작가 시즈쿠이 슈스케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정신줄 놓고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게 만들었다. 꽤 방대한 양인데도 불구하고 도중에 읽기를 그만두지 못했을 만큼 재미있었던 소설 [립맨]. 하지만 전작에 비해 산만한 부분들이 엿보였고 특출나게 돋보이는 캐릭터를 발견하지도 못했다. 그저 전작에서 봤던 등장인물들이 재등장했을 때 반가웠던 정도였달까.


<불티>를 읽은 후 작가의 책 몇 권을 골라 읽는 중이지만 어느 책 하나도 만만한 두께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권을 또 찾아 읽고 있는 이유는 '재미' 바로 그것에 있다. 이 작가의 책, 재미있다. 읽고 또 읽어도 시시한 이야기가 단 한 권도 없다. 아직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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