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하게
이서현 지음 / J.M미디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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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양이를 닮은 녀석을 책 속에서 발견하는 날이면 심장이 두근두근.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꼬마 뱅갈 고양이 '퓨'의 이야기를 읽은 날에도 그랬다. 나랑곰과 닮은 얼굴의 퓨는 친정집에 두고 온 강아지를 그리워하던 아내에게 남편이 권해서 데리고 오게된 고야이였다. "고양이 보고 배우라고"라는 남편의 말은 어떤 의미였을까.

'리틀퓨마'를 줄여 '퓨'라고 부르기 시작한 반려묘는 귀가 쫑긋, 발은 오동통한 녀석으로 서랍 속에서도 툭 튀어나왔고 창문 틀 너머에서도 까꽁하며 나타났다. 큼직큼직한 사진들 속 퓨의 일상은 깨발랄 자체였다.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꺄르르 웃음을 터뜨릴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귀염둥이 외동묘 퓨.

지금은 다묘가정이지만 처음 꽁꽁이 한 마리를 반려했을 때의 시간을 살짝 떠올려보기도 했고 외동묘로 자랐던 내 고양이의 어린 시절과 비교해보며 초보집사였던 시간을 되새겨보기도 했다. <묘하게>를 보면서.

 

 

두 눈이 땡그란 퓨는 화장실 갈때마다 집사 엄마를 데려가기도 했고 메롱하는 사진이 찍혀도 즐겁게 혀를 내밀곤 했으며 좋은 것, 싫은 것에 대한 감정 표현이 분명해서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고양이로 태어날 걸 그랬어'라는 부러움은 비단 저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집사로 살아보니 고양이가 부러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세상 모든 집사가 반려묘와 닮아가듯 퓨와 퓨의 집사는 조금씩 닮아갔다. 눈이 오는 날, 병원 가는 날, 맥주를 마시던 날...추억이 방울방울 쌓여가면서 '더 오래오래' 함께 하길 꿈꾸고 있다.

퓨와 함께한 5년이 고스란히 담긴 <묘하게>를 보면서 문득 내 고양이들의 오늘도 예쁘게 담아 놓아야겠다 싶어진다.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담아두고 싶다. 소장가치가 충분한 날들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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